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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4월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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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희 교수] “자녀의 미디어 사용을 돌아보며”

전창희 교수
UT 알링턴 영상학과 교수

얼마전 한국에서 실시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87.7%가 셀폰을 갖고 있으며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셀폰을 이용하여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미디어를 소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생이 되면 99% 이상이 셀폰, 태블릿, 혹은 컴퓨터를 소유하고 무려 하루 평균 14시간 정도 미디어를 소비한다고 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매순간 그들의 손에는 셀폰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강국인 한국이니까 그런 거라고 말하기에는, 이곳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스마트 미디어(Smart Media) 라고도 하는 이런 디지털 기기들을 통한 미디어의 접근은 과거 우리가 사용했던 전통적인 미디어 기기인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에 비해 그 접근이 매우 쉽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우리 자녀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부모들에게 자녀들의 과도한 스마트 미디어 사용은 큰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럼 우린 어떻게 자녀들과 이 문제를 소통해야 할까요? 참고로 저는 교육학자가 아닙니다. 제가 권장하는 방식들이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이라고 얘기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미디어를 연구하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몇가지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자녀들에게 “이제 그만” 이라고 얘기할 때에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유튜브 시청이나 게임을 하지 않고 다른 무엇인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제 유튜브는 그만 보고 아빠하고 공놀이 하자거나,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며 함께 놀자라고 제안해 보십시오. 이게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힘든 일과를 보내고 지쳐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 주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녀들은 미디어 기기를 그만 사용하고 공부하는 것을 보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는, 그래야 우리도 편히 누워 미디어를 즐기며 쉴 수 있어서 입니다. 저만 그런 건가요? 가족이라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소중한 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자신들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거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함께” 사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자녀들이 스스로 미디어 소비를 조절 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함께 원칙을 정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자녀들이 해도 되는 게임의 종류와 유튜브 영상의 종류,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결정하고 정해진 원칙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 같은 경우는 하루에 조금씩 하게 하기보다는 주말에 충분한 시간을 정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평일에 온라인 게임을 하겠다는 아이들이 말이 줄어들게 됩니다. 충분히 자녀와 대화한 후에 서로가 원칙을 정하고 함께 지키려고 노력하면 자녀들이 스스로 미디어 사용을 조절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습니다.

셋째, 부모 자신이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사용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신약 성경을 읽으면 예수님의 소중한 가르침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 가르침이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살아있는 말씀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분 자신이 직접 그렇게 인생을 살아내어 실제 모범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은 무조건 온라인 게임이라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았으면서 이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거죠. 모든 게임이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녀들이 즐겨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왜 좋아하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 합니다. 가끔 저는 제 자녀가 본 유튜브 영상들을 직접 찾아 보곤 합니다. 요즘 제 자녀는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아야 진지한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자녀와 본인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 이중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미디어 생활이 자녀들에게 그대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미디어 이용 일지”라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자신이 한 주간 사용한 미디어 시간을 기록해 보는 겁니다. 아마 본인이 셀폰이나 태블릿을 이렇게 많이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깜짝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뉴스나 각종 영상들을 유튜브로 보면서 미디어를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 그런데 그것을 줄이기는 어려운 본인의 습관들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요즘은 미디어 사용량을 셀폰이 직접 기록해 주기도 하니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녀들의 미디어 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이며, 부모의 적절한 미디어 사용과 진솔한 소통은 자녀들의 이용 시간 조절 뿐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자녀들의 집착 경향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먼저 미디어를 오락적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도구, 소통의 도구로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자녀들도 미디어를 다양한 도구로 활용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진정한 가르침의 방식대로 자녀들에게도 먼저 본이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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