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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5월 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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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중 흉기 피습 호주 주교, 가해자 용서 ‘감동’

성명 통해 “항상 그를 위해 기도할 것” 선언

호주 시드니 외곽에 위치한 아시이라동방교회인 ‘선한 목자 그리스도교회’ 마리 에마뉘엘 주교가 설교 도중 검은 옷을 입은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사진출처=Christ the Good Shepherd Church

예배 도중 흉기에 피습된 시드니의 한 교회 주교가 가해자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7시경(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남서부 웨이클리에 위치한 아시리아동방교회(아시리아정교회) 소속의 ‘선한 목자 그리스도교회’(Christ the Good Shepherd Church)에서 검은 옷을 입은 16세 소년이 설교 중이던 마리 에마뉘엘 주교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
가해자는 이를 말리려던 신부와 신도들에게도 칼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50대 남성은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30대와 60대 남성은 열상 치료를 받는 등 4명이 다쳤다.
이 교회가 속한 아시리아정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퍼져 있으며, 호주 내 신자들은 주로 중동의 박해와 전쟁을 피해 도망친 기독교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동방교회의 부활절인 5월 5일을 앞두고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예배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어 많은 사람이 범죄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돼 충격이 더했다. 또 당시 사건이 담긴 영상 또한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공유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범인에게 보복하겠다며 약 500명의 사람이 교회 앞으로 몰려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회에 진입하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경찰들이 다치고 경찰차 20대와 일부 주택이 파손되기도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교회 측은 병상에서 회복 중인 에마뉘엘 주교의 오디오 메시지를 공개하며 가해자를 용서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주교는 가해자를 향해 “나는 잘 지내고 있으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나는 이 행동을 한 사람을 용서한다”며 “당신은 내 아들이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항상 너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자들에게 “걱정하거나 염려할 필요 없다. 복수심에 찬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고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아야 한다”며 “예수님은 우리에게 싸우라고 가르치지 않았으니 여러분도 그리스도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3장 8절을 인용하며 “사랑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내게 무슨 일이 있었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것은 내게 큰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가해자 소년이 주교를 공격하기 전 아랍어로 “그가 내 예언자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을 종교적 동기에 따른 ‘테러’로 규정했다.
무슬림들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예언자’라고 부른다. 에마뉘엘 주교는 공개 설교에서 이슬람과 무함마드를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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