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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5월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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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크리스천 대학들

기독교 대학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잇단 폐교
교회와 신앙에 대한 Z세대의 인식 달라졌기 때문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니고 있던 기독교 대학들의 잇단 폐교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해 크리스천포스트(CP)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18개의 기독교 대학교들이 문을 닫았고 최근에도 대학들의 폐교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교육 전문 매체 ‘하이어 에드 다이브(Higher Ed Dive)’는 미국 전역에 수십 개 대학의 폐쇄 또는 합병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기독교 학교는 감리교·루터교·로마 카톨릭·침례교·독립 교단 소속 학교 등 18개에 달했다.
대학 감소의 원인을 해당 보고서는 전염병과 높은 대학 진학 비용, 정체된 주정부 지원, 고등학교 졸업생 등록자 수 감소 등으로 꼽았다.

◈ 줄줄이 잇따른 기독대학들 폐교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홀리 패밀리 칼리지(Holy Family University)는 지난 2020년 여름학기를 끝으로 문을 닫았고 네브래스카 기독교대학(Nebraska Christian College)도 폐교를 결정했다.
미시간주 어퍼 페닌슐라에 위치한 핀란디아 대학(Finlandia University)은 학생 수 감소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후 폐교했다.
티모시 피나우 총장은 학생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학교 운영위원회와 이사회는 폐교를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안타깝게도 126년 전통의 핀란드 루터교 학교가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고 전했다.
작년 여름에는 1882년에 설립된 기독교선교연맹(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 C&MA) 산하 기관인 뉴욕의 얼라이언스 대학교(Alliance University)가 지난해 여름 재정난으로 대학 인가를 상실한 뒤 폐교됐다.
해당 대학의 이전 명칭은 나약 칼리지(Nyack College))로 14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 2월 오하이오주 사우스 유클리드에 위치한 노틀담 대학(Notre Dame College)은 운영 기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채무를 적시에 이행하지 못해 100년 이상 된 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노틀담 대학은 성명서를 통해 대면교육이 2024년 봄 학기 말에 종료된다고 발표했다.
해당 대학은 “이번 결정은 등록 감소, 대학생 학생 수 감소, 비용 상승 및 상당한 부채와 관련된 오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그간 부채 재융자, 하락장 탐색, 대유행 기간 동안 사명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 및 주 코로나19 구호 자금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거나 100주년 기금 모금 캠페인 시작, 가능한 합병 또는 인수를 위해 잠재적 고등 교육 파트너를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주요 기부자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기도 했지만 폐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3월 크리스천포스트(CP)는 100년 넘게 운영해온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가톨릭 대학이 문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달 초 미국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UMC)와 연계된 앨라배마주의 한 인문대학이 재정난으로 인해 오는 5월에 문을 닫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버밍엄-서던 대학(Birmingham-Southern College, BSC)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투표에서 대출 프로그램 이용을 보장하는 주 법안이 실패함에 따라 만장일치로 오는 5월 31일에 학교를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UMC 산하 교육기관으로서 1856년에 설립된 BSC는 사립 인문대학으로, 34개 주와 9개국에서 온 1천200명 이상의 학생이 등록되어 있었다.
이 밖에도 이번 달 초 미국성공회(PECUSA) 산하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학인 세인트 오거스틴 대학교(Saint Augustine’s University)도 재정 및 인증 문제로 인해 지난 1일부터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의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Claremont School of Theology)은 오레곤주에 있는 윌라메트 대학(Willamette University)과 합병을 발표했다.

◈ 교회·신앙에 대한 Z세대 인식 달라졌기 때문
185개 이상의 회원 기관으로 구성된 ‘기독교 대학 및 대학교 협의회’(CCCU)의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아만다 스타젠보그(Amanda Staggenborg)는 이러한 추세가 대학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젠보그는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일반 및 종교 기관 모두 등록 감소를 경험했다”면서 “기독교 대학은 일반 공립대학이 학생 수 감소를 경험하기 시작한 지 6년 뒤인 2016년까지도 등록률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출산율 감소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수와 고등교육을 받으려는 학생 수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영국 고등교육기관 잡지 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THE)도 미국 기독교 대학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THE는 “미국 인구증가세 둔화와 4년제 학위의 가치에 대한 회의감과 팬데믹으로 인한 교육 과정과 학생 태도 등의 변화로 인해 고등교육기관들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THE는 분석에 따르면 기독교 대학 도미노 폐교 현상은 교회와 신앙에 대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의 인식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Z세대는 영적인 문제에 매우 관심 크나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이 이전 세대와 달라 기독교 대학의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고 THE는 설명했다.

◈ 기독대학들 폐교 및 신학대학 지원자 미달
브니엘신학교 최덕성 총장은 리포르만다의 목회저널을 통해 얼라이언스 대학교의 폐교 소식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덕성 총장은 “얼라이언스 대학교와 C&MA가 미국의 복음주의 선교운동, 교회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은 18개의 기독교 대학교들과 얼라이언스 대학교의 폐교를 놓고 3가지 사안에 집중했다.
그는 “첫째, 70년의 역사가 아니라 그 갑절인 14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도 경영이 부실하면 폐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독교적 정신에 충실한 설립 목적과 동기와 훌륭한 지향점을 가진 학교이고 한 시대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감당했어도 재정위기 상황에서는 폐교 밖에 선택할 것이 없다”고 봤다.
끝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선 교육기관이고 시대감각에 뛰어난 인재와 목회자를 양성해 왔고, 나아가 ‘사중복음’ 또는 정통 교리를 지향하는 학교도 해결책이 없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드웨스턴침례식학대학원(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이하 NBTS) 아시아부 부학장 김정훈 교수는 신학대학원별 지원자 미달을 언급하면서 신학교육의 내적 문제뿐 아니라 출산율 감소, 급격한 사회 변화 등의 외적 요인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신학교가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고 피력했다. 교과 과정의 전문성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1990년대는 교육, 2000년대는 복지, 2010년대에는 상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시대의 필요들이 신학 교육 과정에도 조금씩 반영됐지만 개론 정도만 다룰 뿐 전문성을 갖추기에 부족하다면서 기독교 교육을 일례로 들었다.
앞으로의 교육 환경에 대해 김 교수는 “사회가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중심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활용해야 한다. 첨단의 교육 환경은 학업 효과를 높여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가치를 통합하는 해로운 형태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에상된다”면서도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연구와 사람 자체의 가치는 그 어떤 연구나 가치로 대체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진영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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