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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5월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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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목사] 더불어 함께 드리는 예배 공동체 B

안지영 목사(나눔교회 담임)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부교수

이제 나눔교회는 시작된 지 20년째가 됩니다. 첫 예배 때 딴청을 하던 10대 아이들이 지금은 30대 전후의 청년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청년들이 교회의 비전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수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함께 드리는 예배 공동체’라는 꿈을 빚어가는 청년들이 된 거지요.
우리 교회에서 교회의 비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그룹이 바로 이 청년 그룹인 YCIA(Young Christian In Action ‘실천하는 청년 그리스도인’)입니다. 이들은 다음 세대인 청소년 후배들을 돌아보고 이끌어 주는 선배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이런 공동체 삶의 방식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현하고 있습니다. 선배 역할을 일로 여기지 않고, 자신들의 관심과 사랑의 시선이 가는 대로 반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더불어 함께 하는 공동체’로만 존재한다면, 그건 서로 친하게 지내는 동네 모임 혹은 친교 모임과 다를 바 없을 겁니다. 교회 공동체가 그런 모임과 다른 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예배를 드리는 걸까요? 예배는 꼭 있어야 하는 건지요?
성경에 의하면, 인류 최초에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사람은 가인과 아벨이었습니다. 혹자는 아담과 하와가 아닐까 하지만, 창세기에는 그런 언급이 없습니다. 두 사람에게서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이 태어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 두 형제가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들의 부모가 제사를 드리고 있었다면, 이 두 형제가 부모를 따라 제사를 들렸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왜 이 두 형제는 제물을 드리기로 했을까요?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후 사는 형편은 동산에 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달리 열악했습니다. 경작을 해도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없었고, 경작하는 과정도 수고롭기만 했습니다. 이런 환경으로 내몰린 두 사람은 자기 자식들에게 과거 에덴 동산에서 살았던 추억을 얘기해 주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추측을 해 봅니다.
한편, 이들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은 부모의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시시때때로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그들도 자기 부모 때문에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지 수없이 그 낙원을 상상했을 겁니다. 이렇게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강렬해지면서 두 형제는 마침내 한 가지 결정을 내립니다. 그게 바로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의식을 실행하는 거였지요.
이렇게 제단을 쌓고 제물을 드리는 의식을 제사라고 하는데, 이 예배 의식을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창 4:26; 12:8). 다시 말해서, 가인과 아벨은 제물을 드리면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예배 의식을 행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여기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가인과 아벨은 에덴 동산 밖에서 제물을 드리면서 동산 안에 계신 하나님에게 자기들이 있는 곳으로 오시도록 요청을 하였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들이 있는 황량한 자리에 하나님이 오셔서 자기들의 주인이 되어 달라고 간청을 한 거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동산 안에만 계실 줄 알았던 하나님께서 저들의 부름에 반응하셔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오셨다는 겁니다. 그 황량한 곳에 새로운 동산을 그들을 위해 경작하기 위해서 그들을 찾아오신 거지요.
이렇게 예배드린다 함은 우리가 있는 자리에 주님이 오셔서 우리의 주인이 되어 주시기를 요청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예배 드림은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하나님을 초청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 이후 타락한 세상을 다시 새롭게 창조하시길 원하시고, 그 프로젝트에 함께 할 자들을 찾으십니다. 세상의 예배는 세상의 신들을 기쁘게 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핵심으로 하는 예배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다시 온전히 회복하여, 혼돈된 상태를 질서있게 만들며, 공허함을 충만하게 채우며, 어두움을 주님의 빛으로 밝히기 위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이 예배를 어찌 멈출 수가 있겠습니까?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예배는 주님 오실 때까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알고 그 말씀에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을 서로 나눔으로써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점점 더 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더불어 함께 드리는 예배 공동체’가 되기를 꿈꾸며 지난 20년을 이리저리 시도하며 보냈습니다. 아직 우리는 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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