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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4월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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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미니스트리 대표 | 김재홍 목사] 나이 듦, 쇠락의 과정 아닌 영적 성숙의 기회

고령화는 사회 이슈일 뿐만 아니라 한인교회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다. 이민 오는 한인 수가 감소하고 청소년 몇 청년세대의 교회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65세 이상의 교인 비율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인 교회들의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시니어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소중하고 능력 있는 자원”이라는 김재홍 목사는 한인 교계가 고령자들을 위한 사역을 확장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현재 시니어 사역을 세우는 컨설팅 기관 ‘시니어 미니스트리’를 이끌고 있는 김 목사는 시니어가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주체’로 나아가야 한다며 본지 인터뷰에서 한인교회 시니어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편집자주>

시니어 미니스트리 대표 김재홍 목사

Q. 김재홍 목사

A. 2008년 ‘콜럼비아 신학대학원(Columbia Theological Seminary)’을 졸업하면서부터 목회를 시작해 시니어 사역을 섬긴 지 어느덧 15년이 흘렀습니다. 2023년부터 ‘시니어 미니스트리’를 설립하여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신학적 답변을 정리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신앙과 목회

A. 진단 되지 않는 두통과 우울증으로 20대 시간을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교제하고 있던 여자 친구의 권유로 가게 된 교회에서 치유의 역사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 후 2003년 이민을 와서 처음 예배를 드린 곳이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였습니다. 신학을 하면 어떻겠냐는 담임목사님의 권유를 받고 기도원에 들어가 삼 일 동안 기도했습니다. 그곳에서 ‘나와 같이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내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눠야겠다’는 작은 소명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신학교 입학의 문이 열리게 됐습니다.

Q. 시니어 대상 사역

A. 마흔다섯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때마침 시니어 사역자 자리가 공석이었고, 새내기 목사였지만 동료 목회자들보다 나이가 많았던 저를 담임목사님께서 시니어 사역 담당자로 임명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 나이는 아직 40대였고 섬겨야 할 분들은 70대 이상의 노인 분들이었기 때문에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또한 ‘노인’이라는 단어가 무기력한 인상을 준다는 생각에 ‘노인 사역’이라는 표현 자체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에서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로 단기 선교를 떠날 일이 생겼습니다. 이에 참여하겠다는 노인 분들이 많아 제가 인솔자로 동행하게 됐습니다. 날씨가 무더운 니카라과에서 이분들이 선교 사역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의 선교 일정을 열정으로 완벽하게 수행해 내는 노인 분들을 보게 됐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제가 품고 있던 노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됐고, 노인 사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제 더 이상 무기력한 노인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소중하고 능력 있는 자원으로 인식하고 ‘시니어’에 대한 시각과 이미지를 새롭게 세워 나가겠다는 열정을 품게 됐습니다.

Q. ‘시니어 미니스트리’의 주요 사역

A. 시니어를 재발견하면서 시니어 대상 사역을 체계화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 마음을 담아, 시니어 사역의 로드맵을 ‘SENIORS’로 명명하고 각 글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첫번째 S는 Spirituality, 즉 영성을 의미합니다. 시니어 사역의 가장 으뜸이 되는 방향은 시니어들의 믿음을 북돋우고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사역입니다. 시니어들의 노화 현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춤형 영성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E’는 Enrichment를 의미합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자 합니다. 특히 언어장벽 등을 이유로 고립되기 쉬운 이민자들에게는 교회가 신앙 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의 중심지가 돼야 합니다.
셋째로, ‘N’은 Nutrition으로, 건강한 영육 간의 삶을 돕는 사역을 의미합니다. 단지 음식만이 아니라 사랑을 듬뿍 담은 심방과 편지들이 시니어분들을 일으켜 세우는 영양식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로, ‘I’는 Inter-generation으로, 시니어 사역이 단순히 시니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세대 간의 연결과 유산 전승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섯째로, ‘O’는 Outreach로, 선교와 전도에 기여하는 시니어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현재 중앙아메리카 단기 선교와 홈리스를 섬기는 사역 등을 통해 선교적인 인생이 무엇인지 느끼고 배우도록 돕고 있습니다.
여섯째로, ‘R’은 Recreation으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는 사역 프로그램입니다. 마음의 기쁨을 북돋을 기회를 마련하여 드리는 것도 시니어 사역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S’는 Service를 나타냅니다. 섬김을 받는 모습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시니어의 모습을 잊지 않도록, 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교회에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Q. 교회 내 시니어

A.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역은 ‘돌봄 사역,’ 즉 연약한 노약자를 도와준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또한 시니어 사역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역 비전보다는 최소한의 사역으로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도 청년과 장년을 위한 사역의 비중은 크지만, 고령자들을 위한 사역 확장에는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고령자가 늘어나는 시대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고령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관련 정책을 수립해 가는 교회가 미래가 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시니어 사역은 ‘돌봄 사역’을 뛰어넘어 시니어가 사역의 주체가 되어 교회를 섬기는 모습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적으로도 중요한 선교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 혁신적인 사역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시니어 사역의 또 한 가지 숙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크리스천의 노후 준비

A. 교회가 고령화 문제에 대비해야 하듯이 각 개인도 고령화 문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사회적인 현상은 늘어난 기대수명에 걸맞은 ‘노후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그러나 시니어 미니스트리를 통해 발견한 것은 재정 준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더욱 크리스천의 노후 준비는 세상의 일반인들과는 확연히 달라야 합니다.
크리스천의 노후 준비의 출발점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마4:4). 그러나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칫 떡만 준비하는 노년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커지기보다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인은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리로다’라는 시편의 말씀과 같이 우리의 영혼이 여호와의 집에 깊이 뿌리내리고, 말씀 가운데 믿음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시92:12-15). 그것이 크리스천의 노후 출발점이며 또한 종착점입니다.

Q. 앞으로의 비전

A. 겉 사람은 낡아지지만,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변화가 시니어 미니스트리를 통해 일어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나이 듦이 쇠락의 과정이 아니라 영적 성장과 성숙의 기회가 돼야 합니다.
50대 중 후반은 남은 시간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새롭게 계획하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60대를 넘어가면서는 노화 현상을 이해하고 건강한 후반전을 위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묵상하고 훈련받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이러한 훈련을 위한 성경 공부 교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전문 사역자들이 더욱 참여하여 시니어 사역에 필요한 다양한 자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길 바라며, 시니어 미니스트리가 이에 동참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Q. TCN 독자들에게 전하는 기도 제목

A. 시니어 사역에 헌신하는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말씀드린 것처럼 시니어 미니스트리를 위한 성경 공부 교재를 속히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김영도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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