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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4월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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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렬 목사] 숨으신 예수님

기영렬 목사(달라스 드림교회 담임)

이번주는 고난주간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마지막 한 주를 보내신 기간으로 많은 교회가 새벽기도회나 금식을 하면서 십자가의 사랑을 묵상하는 시간이다. 예수님은 마지막 한주동안 많은 일들로 무척 바쁘셨다. 신약 복음서의 약 30%가 고난주간 한 주간의 일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특히 하게 수요일은 하신 일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성경 요한복음 12장 36절에서는 화요일까지 열심히 말씀을 전하신 예수님이 떠나서 숨으셨다고 표현하고 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떠나가서 숨으시니라”
어떤 사람은 수요일의 행적이 단지 기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숨으셨다는 표현을 주의 깊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예수님은 병자를 고치시지도 않았고 가르치지도 않으셨다. 설교도 누구와 토론도 하지 않으셨다.
숨었다는 표현은 언뜻 무엇인가 누군가를 피해 도망간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헬라어 원문으로 보면 크립토라는 단어가 쓰였다. 요즘 크립토 코인 이라 하여 코인을 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단어이다. 자신을 사람들로부터 은신하셨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자신을 숨기신 이유가 무엇인가?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유다가 예수님을 팔려는 계획을 아시고, 제사장들의 음모를 알아 몸을 숨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한다. 하지만 정말 피하여 숨을 의도가 있었다면 예수님이 그렇게 순순히 로마군병에 잡히셨을 리가 없다.
마가복음 1장에는 이를 추측해 볼수 있게 만드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의 사역 초기에 있었던 일이다. 예수님은 한 마을에 들어가 사람들을 치료하셨다. 정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소문이 퍼져 주변 마을에서도 치유를 위해 찾아왔다. 치유와 축사는 밤 늦게까지 진행되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밤 늦은 시간에 간신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새벽 해가 뜨기도 전부터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예수님이 사라졌다. 숨어버리셨다. 찾아보니 예수님은 마을을 벗어나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사람들이 와서 당신을 찾습니다.” 라고 제자들이 말하자 예수님은 단호하게 답하신다. “다른 가까운 마을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라 내가 이를 위해 왔다”
예수님은 바쁜 사역 중에서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은 사람들의 필요를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다른 마을로 가기를 결정하셨던 것이다.
고난주간의 수요일에 예수님이 침묵하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마치기 하루전 세상과 단절하며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하셨던 것이다. 사람과의 분리가 하나님과의 연합을 가져다 줄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쉽지 않다. 인간의 습성상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구약시대에 안식을 강제로 명령하셨다. 안식일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이다. 본질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일을 멈추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다. 일도 바쁘지만, 미디어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평생 34년이라고 한다. 80년 중에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이다.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점점 하나님과 함께할 시간을 미디어에 빼앗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예배하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은 세상과의 단절이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과의 교제 이기도 하다. 고난주간에 많은 교회가 금식을 제안하고, 미디어 금식을 요구한다. 고난주간 만이라도 하나님과 조금더 함께 하는 시간을 위해 먹는 즐거움, 미디어의 즐거움을 포기하자는 것이다. 연애하는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 하나님과의 교제도 먼저 포기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대통령 중에 이런 분이 있었다.
미국의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는 취임 후 백악관 각료회의가 일요일 10시에 있다는 통보를 비서관으로부터 받았다. 대통령은 그날 선약이 있으니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비서관은 물었다. 그 약속이 국가의 문제보다 중요합니까? 그것을 취소하시면 안됩니까? 도대체 누구와의 약속입니까? 비서관은 말했다. 주일 아침 10:30분은 내가 사랑하는 주님을 을 성전에 가서 뵈는 시간입니다. 나는 평생 그 약속을 지키기로 주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너무 바쁘다. 바쁘다 보니 안식을 잃었다. 우리에게 안식이 필요하다. 안식이란 그냥 쉬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하나님 안에서만 참된 쉼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
쉼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찾는 과정이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오늘날 하나님의 일이 너무 많아 하나님과 가까이 할 수 없는 사역자가 많다고 한다. 모순이요, 비극이다. 몸이 쉬지 않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도 하나님안에서 쉬어야 한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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