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취임·창립 장로 3인·집사 7인 임직 … “하나님의 꿈이 이뤄졌다”

“어젯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혼식 전날 밤 같았어요.”
지난 9월 27일 성도와 축하객 170여 명이 참석한 라이트하우스장로교회(Lighthouse Presbyterian Church) 창립 예배에서 안기중(K.J. Ahn) 목사는 첫인사를 이렇게 열었다. 앞으로 하나님이 행하실 더 큰 일을 기대하는 설렘과 떨림이었다.
빛내리교회 영어권 회중(EM)으로 자라 온 라이트하우스가 미국 복음주의 장로교단 ECO 텍사스 노회 소속 교회로 첫발을 내디딘 날이다. 1995년 빛내리교회에 첫 공식 영어 예배부가 세워진 지 31년 만이다.
라이트하우스는 2016년 안 목사 부임과 함께 지금의 이름을 얻었고, 2017년 ECO 교단에 합류한 뒤 2021년 소그룹 모임을 가정교회(house church) 형태로 전환했다.
■ 기초는 오직 그리스도
성도들이 손수 준비한 창립 축하 장식이 리처드슨 예배당 곳곳을 채운 가운데, 설교는 라이트하우스의 멘토이자 ECO 측 창구로 창립 과정을 함께한 마크 스토리(Mark Story) 하이랜드파크장로교회 목사가 맡았다.
‘아름다운 말: 나의 교회’(마 16:13~18)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스토리 목사는 “어떤 건물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를 바로 놓는 일”이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라이트하우스의 설립자이자 건축자, 기초이며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교회’에서 ‘나의’는 소유가 아니라 사랑과 헌신의 고백”이라며 “훗날 ‘나는 그 시작의 자리에 있었다’고 겸손히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중은 응답 찬양 ‘Firm Foundation’으로 화답했다.
연혁 보고에 나선 필 김(Phil Kim)은 1975년 송수석 목사의 인도로 몇 가정이 모여 시작된 빛내리교회의 51년 역사를 돌아보며 이날을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빗댔다. 고(故) 송 목사의 사모도 자리를 함께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 모교회의 포옹, 노회의 화분

정찬수 빛내리교회 담임목사는 격려사에서 “하나님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고 내 기도가 응답됐다”며 “한인 교회 역사에 새 장을 쓰게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어 안 목사를 단상으로 불러 힘껏 끌어안았다.
2012년 빛내리교회 EM 임시 목회자를 지낸 폴 김(Paul Kim) 포레스트커뮤니티교회 담임목사는 “좋은 목회자 없이 좋은 교회는 없다”며 가정교회 동역자로서 축하를 건넸다.
ECO의 ‘기도의 용사’로 소개된 메리 앤 바넷(Mary Ann Barnett)은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만 적던 한 수련회에서 “그렇다면 내가 왜 필요하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전하며 “비전과 사명에 하나님이 하실 일을 담으라”고 권면했다.
바넷은 “상징적인 순서”라며 안 목사에게 화분과 흙도 건넸다. 화분은 텍사스 노회를, 식물은 빛내리교회에서 비롯된 교회를, 흙과 물은 이를 가꿀 목회자와 장로, 리더들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축하 영상에는 1994년 빛내리교회 청년부를 처음 이끌었던 빌 메이저스(Bill Majors) 목사 등 목회자와 동역자 12명의 축하 인사가 담겼고, 영상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안 목사는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 때마다 하나님이 멘토와 친구들을 보내 이것이 그분의 교회임을 일깨워 주셨다”고 돌아봤다.
■ 무릎 꿇은 창립 일꾼들

공동의회는 멀리 샌안토니오에서 올라온 웨인 어바노스키(Wayne Urbanowski) 목사가 인도했다. 의결권을 가진 라이트하우스 교인 92명은 교회 설립을 인준하고 안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을 승인했다. 10년 넘게 EM을 이끌어 온 안 목사가 라이트하우스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창립 장로로는 루스 박(Ruth Park)·케이시 말라셰(Casey Malarcher)·존 홍(John Hong)이, 창립 집사로는 에스더 리(Esther Lee)·필 김·티모시 박(Timothy Park)·대니얼 임(Daniel Lim)·존 유(John You)·가브리엘 라(Gabriel Ra)·조슈아 김(Joshua Kim)이 세워졌다.
이어 새 일꾼들이 무릎을 꿇자 목회자와 장로·집사들이 손을 얹었고, 회중도 자리에서 두 손을 내밀어 함께 기도했다.
창립 장로와 집사들에게는 기도하는 일꾼으로서의 섬김에 감사하는 기념패가 전달됐으며, 안 목사도 존 홍 장로에게서 창립 담임목사 기념패를 받았다.
■ 독립 대신 온전한 의존

담임목사로 취임한 안 목사는 연설 대신 기도를 택했다.
그는 먼저 한국어로 “3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저희를 키워 주셨다”며 모교회인 빛내리교회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목회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특권”이라고 고백한 뒤 이날 창립의 의미를 한 문장에 담았다.
“오늘 우리는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온전한 의존을 선언한다.”
안 목사는 “주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기도로 고백했다. 예배는 온 회중이 일어나 함께 부른 송영과 안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라이트하우스는 ‘어디에 있든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라(Shine the Light of Christ wherever we are)’는 사명을 품고, 자신들이 누구의 교회인지 다시 고백하며 축복 속에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이선지 기자 ⓒ T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