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석 목사] 심판의 시작 (요한계시록 6:1-8)

오정석 목사. 프렌즈교회 담임. 숭실대 컴퓨터공학 졸업.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M.div).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D.min 과정 중). 필라델피아 예승장로교회, 덴버 한인기독교회 부목사 역임.

요한계시록 4장과 5장은 하늘의 예배를 보여줍니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양을 향하여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와 수많은 천사와 모든 피조물이 찬양과 경배를 올려드립니다. 그런데 6장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린양께서 일곱 인을 하나씩 떼시면서 이 땅을 향한 본격적인 심판이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두려운 심판을 보여주시기 전에 먼저 하늘의 예배를 보여주셨을까요? 환난과 심판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알고 그분이 여전히 보좌에 앉아 온 세상을 다스리고 계심을 믿는 사람만이 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믿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예배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힘도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은 우리의 능력이나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데서 나옵니다. 말씀을 붙들고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결국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6장에서 어린양이 첫째 인을 떼자 흰 말이 등장합니다. 그 탄 자는 활을 가지고 면류관을 받아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합니다. 이는 사람들을 미혹하고 정복하려는 세상의 세력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도 마지막 때에는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미혹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능력에 미혹되지 않고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분별해야 합니다.

둘째 인을 떼자 붉은 말이 나타납니다. 그 탄 자는 땅에서 화평을 제거하고 사람들이 서로 죽이게 합니다. 이것은 전쟁과 폭력과 분쟁을 보여줍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과 사회와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미움과 정죄와 분열이 일어납니다. 사탄은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를 살리고 화평을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인을 떼자 검은 말이 나타나고 그 탄 자는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하루 품삯인 한 데나리온으로 겨우 밀 한 되를 살 수 있다는 것은 극심한 기근과 경제적인 고통을 보여줍니다. 전쟁과 분쟁은 결국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리고 가난과 빈곤을 가져옵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넷째 인을 떼자 청황색 말이 등장합니다.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며 음부가 그 뒤를 따릅니다. 전쟁과 기근과 질병과 죽음이 서로 이어지면서 세상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네 말의 환상은 죄로 타락한 세상의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님의 심판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고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어린양께서 인을 떼실 때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의 주도권은 사탄에게 있지 않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러워 보여도 역사의 주인은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전쟁과 기근과 죽음조차 하나님의 허락하심을 벗어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세상의 환난을 바라보며 두려움에 빠질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심판에 대한 말씀은 단순히 우리를 두렵게 하기 위한 말씀이 아니라 아직 기회가 있을 때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경고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집니다. 하나님께서는 환난 가운데에서도 자기 백성을 지키시며 남은 자를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세상이 흔들려도 하나님의 보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어린양께서 마침내 모든 악을 심판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움이 아니라 믿음으로, 절망이 아니라 소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예배와 말씀과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다시 오실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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