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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4월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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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누리는 편안함인가? 나태하고 게으른 것인가?

은혜로 인한 편안함과 나태함 사이는 경계가 모호하다.
오늘도 은혜에 대한 감사함과 열심이 사라지고,
익숙함으로 인한 불평과 나태함이 고개를 들고 있는지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자.

김귀보 목사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항상 새로움을 지속할 수 없다. 빛이 반짝이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물건들도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고 허름한 것으로 변한다. 가슴이 뛰었던 첫 만남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편안해져서 더 이상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긴장이 사라지고 편안해진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사람들은 긴장하면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다. 그런데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편안함과 익숙함이 나태함과 게으름으로 이어지면 우리에겐 독으로 작용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을 반역하고 죄를 지은 인간에게 하나님의 가장 귀한 아들 독생자 예수님은 어울리지 않는 선물이다. 진노와 저주의 폭우를 퍼부어야 할 우리에게 예수님의 보혈을 통해서 은혜의 단비, 용서의 단비를 부어주셨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은혜는 놀랍고 새로운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하면 평생 하나님을 찬양하고 살아도 부족하다. 날마다 눈물로 회개하며 감사의 삶을 살아도 부족하다. 그런데 인간의 악한 본성은 이 은혜마저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만들어서 빛을 바래게 만들어 버린다.
하나님의 은혜는 불편한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이다. 죄로부터 고통 당하던 우리의 고통을 없애주시고 평안을 주시는 것이다. 사탄에게 종노릇 하던 우리의 멍에를 벗겨 주시고 자유를 주시는 것이다. 부족과 결핍을 느끼던 우리 인생에 풍성함으로 채워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평안과 자유와 풍성함을 기반으로 세상 속에서 불의를 이기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능력을 얻게 된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평안과 자유와 풍성함이 익숙함과 게으름으로 흘려가면 부작용이 일어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을 해서 가나안 땅을 향해서 갈 때 먹을 양식이 떨어져 버렸다. 광야에서 먹을 양식이 떨어졌다는 것은 곧 실패와 죽음을 의미한다. 이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대할 수 없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바로 만나이다. 앞뒤 좌우 사방이 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광야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이 하늘의 창을 여셔서 만나를 공급하셨다.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죽음의 공포로부터 평안을 제공했고, 먹을 것이 없이 광야에 갇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유를 제공했고, 굶주려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풍성함으로 제공했다. 하나님이 주신 평안과 자유와 풍성함은 두렵고 무서운 광야를 지나서 가나안 땅으로 걸어갈 힘을 주었다. 하나님이 주신 만나의 은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적이고, 에너지고, 능력이고, 생명이었다. 그런데 이 은혜가 익숙해지고, 당연해지는 순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문제가 찾아왔다.
“4. 그들 중에 섞여 사는 다른 인종들이 탐욕을 품으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이르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워 먹게 하랴. 5.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6. 이제는 우리의 기력이 다하여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도다 하니.”(민11:4-6)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익숙함을 넘어서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자, 만나는 더 이상 감사의 마음을 주지 못했다. 만나를 먹고 감사함으로 광야의 어려움을 이기고 가나안 땅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앉아서 불평만 하고 있다. 광야에서는 구할 수 없는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이 없음을 불평하고 있다. ‘만나만 있어도’ 감사했던 삶이, “만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불평으로 바뀌어 버렸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때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에게 평안과 자유와 풍성함이 되어 우리에게 어려움을 이겨내는 능력이 되고, 감사의 이유가 된다. 그런데 은혜가 익숙해지고, 당연해질 때에는 나태하고 게으름의 이유가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평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만나의 기적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만나가 그쳐버렸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할 수도 없는 죽음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동시에 하나님께 불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인생에 대해서 불평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이 너무나 많이 오랫동안 주어져서 익숙하고 당연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늘 깨어 있으라고 하신다. 무엇에 대해서 깨어 있어야 하는가? 하나님의 주신 은혜에 대해서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은혜로 인한 편안함과 나태함 사이는 경계가 모호하다. 오늘도 은혜에 대한 감사함과 열심이 사라지고, 익숙함으로 인한 불평과 나태함이 고개를 들고 있는지 자기 모습을 되돌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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