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등 9개 주에 ‘투표소 채플린’ 1200여 명 배치

11월 3일 선거일, 목회자들이 투표소 앞을 지킨다. 유권자가 위협이나 두려움 없이 한 표를 행사하도록 돕는 ‘투표소 채플린(poll chaplain)’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초당적 종교 연합 ‘페이스 유나이티드(Faiths United to Save Democracy)’는 10월 19일 기준 채플린과 평화 지킴이 1235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텍사스와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접전이 예상되는 9개 주에 배치된다.
채플린들은 식별용 모자와 조끼를 착용하고 투표소 건물 밖에 머문다. 사전 교육에서는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대화법과 이민자 권리, 긴급 상황 연락처 등을 배운다.
흑인 교회에 뿌리를 둔 이 운동은 이제 침례교와 주류 개신교 등 여러 교단은 물론 다른 종교와 비종교인까지 아우른다. 참여 단체 다수는 중도·진보 성향이지만, 공동 설립자 바버라 윌리엄스-스키너는 “누가 중도이고 보수인지는 따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투표할 수 있으면 된다”며 초당적 활동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미국인 85%가 정치 폭력이 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는 이민 단속 요원의 투표소 출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토안보부는 투표소에 요원을 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다만 마크웨인 멀린 장관은 체포영장 집행 같은 특정 사유가 있으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리버티템플침례교회의 스티브 블랜드 목사는 2020년 대선 직후 개표소에 몰려든 군중을 다른 목회자들과 함께 몸으로 막아선 경험이 있다. 이전 선거에서는 투표를 망설이던 한 노인 여성을 안심시켰고, 그 여성은 손자 둘을 데리고 다시 와 함께 투표했다. 블랜드 목사는 “그 개입이 없었다면 세 사람이 투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신앙네트워크의 케이티 섹스턴 목사는 “투표함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며, 이것이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믿음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침례그로브교회의 반콜레 아킨비누 목사는 대학 캠퍼스에서 젊은 평화 지킴이들을 모으고 있다. 그는 “투표권을 얻기 위해 고난을 견딘 선조들과 내 아이들에게 물려줄 나라를 생각한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선거법 프로그램의 스티븐 휴프너 부소장은 정치 폭력이 늘긴 했지만 광범위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분열적인 언사와 정치 폭력 소식에 지친 유권자들의 불안을 채플린들이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거 요원들은 훈련이 잘돼 있어 선거를 충분히 잘 치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라스에서도 이 활동은 낯설지 않다. 2024년 대선 당시 이 단체는 달라스카운티 투표소에 채플린 35명을 배치했다. 당시 오크클리프 위네카초등학교 앞을 지킨 홀리크로스가톨릭교회의 패트리샤 리즐리 수녀는 지역 매체 D매거진에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10월 30일까지 사전 투표가 진행되며, 11월 3일 선거 당일 투표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이선지 기자 ⓒ T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