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페어뷰교회 창립 51주년 부흥회 … 노진준 목사, 도마의 고백에서 제자의 길을 묻다

페어뷰교회(담임목사 홍석균)가 창립 51주년을 맞아 10월 9일(금)부터 11일(주일)까지 ‘이 시대의 제자들’을 주제로 기념 부흥회를 열었다. 강사로는 볼티모어 갈보리장로교회와 LA 한길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노진준 목사(PCM 공동 대표)가 나섰다.

부흥회는 금요일 저녁 ‘오직 그리스도’(눅 10:38~42), 토요일 새벽 ‘기도와 하나님의 뜻’(신 29:29), 토요일 저녁 ‘생명의 가치’(눅 16:19~24)에 이어 주일 오전 ‘헌신’(요 11:11~16), 오후 ‘섬김’(엡 3:7~9)까지 이어졌다.

1975년 창립된 페어뷰교회는 이민 1·2세의 신앙 성숙을 비전으로 달라스 지역에서 51년을 이어 왔다. 올해 표어는 ‘삶으로 드리는 믿음, 세대로 이어지는 사랑’이다. 50여 명이 참석한 창립 51주년 기념 주일 예배에서 대표 기도를 맡은 오애숙 권사는 “지난 세월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교회를 놓지 아니하셨다”며 감사를 올렸다.

■ ‘의심 많은’ 도마

노 목사는 선입관 이야기로 설교를 열었다. 한 번 들은 해석에 익숙해지면 “사고의 안전지대”에 머물러 본문의 의도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예로 든 인물은 ‘의심 많은 제자’로 알려진 도마였다. 노 목사는 공관복음에는 제자 명단 외에 도마에 관한 기록이 없고, 요한복음에만 세 차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한 도마가 손가락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겠다고 한 요한복음 20장의 한 장면 때문에 “2천 년 동안 의심 많은 제자로 불렸다면 왠지 너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도마가 없을 때 나타나신 것도 “보지 않고 믿는 자는 복되다”는 메시지를 다음 세대 교회에 남기시기 위한 일이었으며, 그 자리에 없던 제자가 꼭 도마가 아니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본문은 나사로가 죽은 뒤 예수님이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했던 유대 땅으로 다시 가자고 하신 장면이다. 노 목사는 이미 죽은 나사로를 위해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어 보였을 것이라며, 제자들이 말리는 것도 당연했다고 설명했다. 그때 도마가 말한다.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노 목사는 이 말을 주님과 함께라면 죽음도 각오하겠다는 헌신의 고백으로 봤다. 도마에게 주님을 따르는 일은 형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요한복음의 제자들을 두고 “비록 흔들렸지만, 비록 의심도 했지만, 비록 넘어지기도 했지만 그들의 고백은 진실했다”고 말했다.

■ 고백의 무게를 묻다

노 목사는 채찍보다 당근으로 유혹하는 소비지향적 시대에 오늘 우리의 고백은 어떤지 물었다. 예수를 믿는 것을 천국 입장권 정도로 여기면서, 제자로 사는 일 앞에서는 머뭇거리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바다를 헤엄치고 사막을 기어서라도 가겠다던 한 청년의 연애편지가 “이번 주 목요일 비만 오지 않는다면 꼭 가겠다”로 끝난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전부를 드리는 건 할 수 있는데, 5분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삶이 주님의 것이라는 고백은 쉽게 하면서 정작 하루 5분을 드리기는 어려운 우리의 모습을 함께 돌아보자는 것이다.

노 목사는 자신의 목회 이야기도 꺼냈다. 회의 때마다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그 고백을 붙드는 데 “굉장히 많이 실패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건 내 교회도, 여러분의 교회도 아닌 주님의 교회”라며 “내가 왜 참아야 합니까? 주님의 교회라서 참아야 돼요. 내가 왜 용서해야 합니까? 주님의 교회라서 용서해야 돼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가 주인이라고 고백하는 주님의 제자들이 모여 페어뷰교회를 이룬 지 51년이라고 짚었다.

■ ‘그리스도의 일꾼’이라는 이름

오후 1시 30분 마지막 집회에서 노 목사는 에베소서 3장 7~9절을 본문으로, 바울이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일꾼’이라 부른 데 주목했다. 자기를 소개하는 말에는 그 사람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며, 바울에게 이 이름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이었겠느냐고 물었다.바울은 자신을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엡 3:8)라고 불렀다.

노 목사는 이 고백이 겸손의 말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였다고 풀이했다. 이방인을 개처럼 여기며 학대하던 자신을 주님이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에게 그리스도의 일꾼이란 영광인 동시에 고난과 희생의 길이었다는 것이다. 노 목사는 쉬운 길을 가고 싶은 것이 우리의 본성이지만,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부름받은 이들이라면 내가 원하는 길보다 주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먼저 묻는 사람이 되자고 당부했다.

홍 목사는 창립 51주년을 맞으며 지난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올해는 은혜에 감사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사명을 향한 출발점이며, 이번 부흥회를 통해 주님을 향한 첫사랑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이 시대에 필요한 제자를 세우고 다음 세대에 믿음을 전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선지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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