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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4월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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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 목사]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감격

주요한 목사 (웨슬리교회 담임)

성경에서 이름이 갖는 의미는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존재’입니다. 이름은 그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존재인지, 그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담고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단지 이름 석자를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성품, 됨됨이, 지향을 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그 의미를 잘 새겨 줍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는 뜻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다는 의미가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알려 주시면서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경험할 때마다 그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하나씩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호와 이레(창22:14) 뜻: 여호와께서 준비 해 주심.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고 할 때 이삭 대신으로 여호와께서 숫양을 예비하여 주셨기에 아브라함이 그 곳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습니다.
❋여호와 라파(출15:26) 뜻: 치료하시는 하나님. 마라에서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할 때 모세에게 명하여 한 나뭇가지를 물에 던지게 하셨고 쓴 물이 단물로 변하였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라 하셨습니다.
❋여호와 닛시(출17:15) 뜻: 주는 나의 깃발. 모세가 아말렉을 이기고 쌓은 단의 이름으로 주께서 그의 백성에게 승리를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여호와 샬롬(삿6:24) 뜻: 여호와는 평화. 기드온이 미디안을 이기고 오브라에 쌓은 단의 이름으로 주와 자기 사이에 모든 일이 평화롭게 된 것을 기념한 것입니다.
❋여호와 삼마(겔48:45) 뜻: 함께하시는 하나님. 장차 성도들이 참여할 메시아 왕국의 영광과 찬란함을 보여주는 이름으로 여호와의 임재를 강조합니다.

여기 소개해 드린 하나님의 이름은 모두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과 주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그 사연을 설명하는 말들이 결합한 이름들입니다. 우리가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에는 모두 의미와 사연이 있고,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냥 부르는 이름이 아닙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출20:7)고 했습니다.
이름은 존재 자체를 나타내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대하는 태도는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와 같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존중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존중하는 사람이고, 반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무시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사람입니다.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יהוה라고 쓰고 ‘아도나이’라고 읽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존중하려는 태도였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너무 거룩하기 때문에 감히 입에 올릴 수 없다고 해서 ‘야훼’를 ‘아도나이’로 바꾸어 발음했던 것입니다. 아도나이가 우리말로는 ‘주’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고 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전혀 입에 담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라고 주셨습니다. 부르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떻게 이름이 되겠습니까? 이름을 부르되 잘못 부르지 말고, 마땅히 불러야 하는 방식대로 불러야 한다는 뜻이지요.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이름을 바르게 부를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기도를 가르치실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마6:9)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은 “여호와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옵소서”라는 말에 더 가깝습니다. 이 ‘영광’이라는 단어의 히브리어 ‘카보드’는 ‘무겁다’, ‘무게가 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라는 기도는 하나님의 이름이 마땅히 존경받고, 그 무게가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말과 마음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떨 땐 말하지 않더라도 마음 속에 어떤 태도를 품고 있는지 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말보다 마음이 먼저입니다. 마음 속에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 하나님의 이름을 바르게 부르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바른 마음의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마음 속 깊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때, 그 분의 이름을 부르며 찬양할 때 우리의 신앙 고백을 담아 감사와 감격으로 진실하게 부르기 바랍니다. 그럴 때 내가 하나님과 하나 되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합니다.
탈북 동포들을 돕는 어느 목사님의 간증 가운데 탈북하려는 이들에게 “왜 나오시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찬송 한번 마음껏 불러보고 싶어서” 북한 동포의 이 말 한 마디가 가슴에 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의 이름을 마음껏 불러 찬양하는 감격이 있습니까?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지어다 그의 이름이 홀로 높으시며 그의 영광이 땅과 하늘 위에 뛰어나심이로다”(시1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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