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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21, 2024

성경이 말하는 “체벌”

전통적으로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부모가 자녀를 때리는 데 관대한 편이다. 체벌이 잘못에 대한 확실한 대가며, 효과가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인 중 잠언의 몇몇 구절에 근거해 체벌이 성경적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고 이를 가르치는 목회자들도 있다. 성경은 정말 체벌에 신학적 정당성을 제공하는가? 체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성경으로 풀어본다.  

성경은 자녀의 신앙 교육을 위한 체벌을 허용하는가?

자녀 교육을 위해 체벌이 정당하다는 진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자녀의 신앙 교육을 위해 기록된 잠언은 체벌을 자녀 교육을 위한 정당한 수단으로 기록한다. 예를 들면 잠언 23장 13절(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은 부모들이 체벌을 통해서 자녀들을 훈계할 것을 명령하며 심지어 부모의 체벌은 자녀에게 생명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잠언의 말씀은 히브리어 원어의 구조와 의미를 통해 볼 때 체벌에 대한 권장이나 용인에 관한 구절이 아니다. 다만 자녀에 대한 훈계는 영혼을 구원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잠언에 나타난 체벌의 히브리어 단어 ‘쉐베트’ 관한 본문은 일반적인 교육의 상황이기보다는 자녀가 심각한 죄악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인격, 삶, 영혼, 가산 등이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 구원하는 최후의 체벌을 제안한다. 즉 체벌은 자녀 교육에 우선적인 수단으로 권장되었다기보다는 자녀들이 큰 죄악에 빠져 영혼까진 병들어 갈 때 구원하기 위한 가장 최종적으로 고려한 훈계의 수단일 뿐이다.

잠언 23장 13절(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대한 오해

성경은 다양한 문학적 기교와 장르로 기록되었기에 각 문장들이 갖는 문학적 기능을 제대로 이해해야 본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자녀에 대한 체벌이 자녀의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하나님의 약속으로 오해된 잠언 23장 13절 ~ 14절은 히브리 성경에 기록된 원어의 구조로 살피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13절 명령: 네 아이를 훈계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명령).

           조건 1: 만일 네가 매로 그를 때리면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14절 조건 2: 네가 매로 그를 때리면 너는 그의 생명을 스올(지옥)로부터 구원하게 될 것이라.

 이와 같이 잠언의 문학적 구조를 고려하면 성경은 훈계의 최종적 수단인 체벌이 자녀의 생명을 멸망으로부터 구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체벌은 잠언 전체의 주제인 지혜를 자녀들에게 교육하기 위한 훈계를 위해 사용된 교육의 최종적인 도구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동참하는 가장 고귀한 사역이며, 하나님의 형상인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것은 사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잠언은 부모가 먼저 지혜대로 살도록 노력하고, 그 삶을 자녀들에게 훈계를 통해 전달하며, 자녀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자녀들의 선택을 믿고 기다려 주라고 권면한다. 부모의 모범과 기다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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