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 지방회, 110년 역사 달라스 하이랜드파크교회 상대 소송

정관에서 교단 · 치리서 조항 삭제가 발단 … 사엔즈 감독 “적대자 아니다” 영상 메시지로 화해 촉구

미국연합감리교회(UMC) 호라이즌 텍사스지방회가 달라스 소재 하이랜드파크연합감리교회(HPUM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110년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소송에 강하게 반발하며 감독과 지방회의 ‘교회적 권위’를 잠정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이후 루벤 사엔즈 주니어 감독이 직접 영상 메시지를 통해 화해를 촉구하면서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 정관 변경 놓고 지방회와 정면 충돌

지방회의 소장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교회는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정관과 설립 등록 서류를 변경하면서 미국연합감리교회와 호라이즌 텍사스지방회, 치리서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 지방회는 이러한 변경이 치리서가 정한 절차에 어긋났으며 교인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주 국무부 기록에 따르면 교회는 2022년 설립 등록을 재작성하면서 법인 명칭을 ‘하이랜드파크연합감리교회’에서 ‘하이랜드파크감리교회’로 변경했지만 실사용 명칭(DBA)은 기존 이름을 유지했다.

2024년에는 북달라스 위성 캠퍼스 ‘더 그로브’의 명칭도 같은 방식으로 변경했다. 관련 서류에는 당시 담임목사였던 폴 라스무센의 서명이 들어갔다.

사엔즈 감독은 최근 몇 달 사이 이러한 정관 변경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많은 신실한 교인들이 변경 사실을 전혀 몰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방회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올해 3월 등 세 차례 교회 지도부와 협의를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월 회의에서 처치카운슬이 정관을 원상복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지방회는 이번 소송이 교인들이 “한 세기 넘게 지켜온 신앙적 틀 안에서 계속 예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단순한 재산 분쟁이 아니라 ‘관리와 언약, 책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역 교회 재산에 교단을 위한 신탁 조항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재산 문제와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 교회 측 “합법적 정관 변경 … 소송은 배신”

하이랜드파크교회 담임목사 매트 터글은 교회가 “항상 신실한 연합감리교인이었으며 교단 지도부를 지지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교회 지도부가 이번 소송에 “완전히 허를 찔렸다”며 최근까지 지방회와 함께 나아갈 방법을 논의했고 소송 직전까지도 분담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정관 변경이 2020년 텍사스주 대법원 판결 이후 이뤄졌으며 절차가 “합법적이고 교회의 이익에 부합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1998년 교회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가 2022년 정관 변경의 근거가 됐으며, 당시 교단을 탈퇴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의 통지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19일 전 담임목사 라스무센은 교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소송을 “26년간 연합감리교 목회자로 지내며 목격한 가장 불필요하고 심각한 배신행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교회가 지방회에 550만 달러, UMC 산하 기관에 620만 달러 이상을 납부했다며 “지방회는 소송을 계획하던 지난 8월에도 우리의 최근 분담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8월 20일 교회는 결의문을 채택해 이번 소송을 ‘조직적인 공격’으로 규정하고, “교인들과의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처치카운슬을 통해 감독과 지방회가 교회와 성직자를 지도할 교회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지방회는 처치카운슬이 전체 교인이나 성직자를 대신해 이 같은 결정을 일방적으로 내릴 권한은 없다고 반박했다.

◈ 사엔즈 감독 “적대자 아니다 … 목표는 정관 원상복구”

하이랜드파크교회가 지난 8월 26일 교인 대상 비공개 타운홀을 연 날, 사엔즈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공개하며 직접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적대자로서 이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교회를 소유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지 감독도, 담임목사도, 처치카운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처치카운슬이 정관 변경 문제로 성직자들의 연금과 건강보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성직자들이 “자신들이 내리지 않은 거버넌스 결정 때문에” 이미 얻은 권리를 잃도록 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사엔즈 감독은 지방회의 목표는 정관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이라며 “하이랜드파크연합감리교회를 사랑하는 것과 연합감리교인으로 남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 법원 판단 주목 … UMC 분열의 연장선

터글 목사가 언급한 2020년 텍사스주 대법원 판례는 포트워스 성공회 교구의 재산 분쟁으로, 종교적 교리보다는 재산법과 법인 문서를 기준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중립적 법 원칙’이 다뤄진 사건이다. 다만 성공회와 UMC의 관리 체계가 달라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

UMC는 동성애 관련 교단 정책을 둘러싼 오랜 내부 갈등 끝에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미국 내 소속 교회의 약 4분의 1이 교단을 떠났다. 교단은 2023년 말까지 지역 교회가 재산을 유지하면서 탈퇴할 수 있는 한시적인 절차를 운영했지만 하이랜드파크교회는 이 절차를 선택하지 않고 UMC에 남은 상태에서 정관을 변경했다.

UMC 치리서는 지역 교회 정관이 치리서와 충돌하더라도 해당 교회가 치리서상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이랜드파크교회는 1916년 SMU 캠퍼스에서 감리교인들의 모임으로 시작됐으며 이듬해 임시 예배당을 세웠고 1927년 현재의 본당으로 이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출석한 바 있는 달라스의 대표적인 대형 감리교회로 현재 교인 규모는 약 1만5,000명이다. 라스무센 목사가 지난해 은퇴한 뒤 터글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맡고 있다.

정리=이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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