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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4월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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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야 친구가 생긴다

인생의 길은 혼자 걸을 수 없는 길이다. 부모도 선생님도 친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래서 인생 자체가 고독한 것이다. 인생길을 혼자 걸어가려고 할 때 수많은 부작용이 생긴다. 혼자 걷기에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너무 길고 외롭다. 혼자 장애물을 넘어가기는 너무 벅차다. 마음에는 외로움이 겹겹이 쌓여서 상처로 자리잡고,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불신과 오해가 쌓여서 마음을 열지 못하는 병이 생긴다. 겉모습은 다 화려하고, 멋있고, 건강해 보이는데, 속은 아프다고 아우성을 지른다.
인생은 다른 사람이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다. 그런데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만 함께 걸을 수는 있다. 아픔과 힘겨움을 함께 공유하고, 좌절과 실패의 상처를 서로 핥아주고 싸매어 주면서 걸어갈 힘을 얻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이 필요하고, 배우자가 필요하고, 동료가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하다. 운동 경기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면 더욱 힘을 얻듯이, 인생의 길에도 함께 응원할 친구가 많으면 더욱 힘이 난다. 응원하는 친구가 정말 믿을 만한 친구라면 더욱 힘이 날 것이다.
인생의 길에서 참다운 친구, 신뢰할 만한 친구, 힘이 되어 주는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인생 자체가 경쟁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 보다 한발짝 더 앞서 나가야 인생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잠재적 경쟁자들이다. 친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동시에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경쟁하는 마음을 품으면 경쟁자가 되고, 마음을 열고 대하면 친구가 된다. 생각하나 차이로 서로를 향해 차가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따뜻한 응원을 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친구가 없다. 내가 목표를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달리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경쟁자로 변한다. 사울왕은 왕이 되고 난 뒤에 달리기 시작했다. 오로지 왕권을 강화하고, 군대의 힘을 기르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사울이 사는 날 동안에 블레셋 사람과 큰 싸움이 있었으므로 사울이 힘 센 사람이나 용감한 사람을 보면 그들을 불러모았더라.”(삼상14:52)


사울왕이 왕권을 강화하려는 자기 목표를 위해서 달리다 보니 주변의 모든 사람이 적이나 경쟁자로 변해버렸다.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함으로 하나님과 멀어졌다. 영적 멘토였던 사무엘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에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자기를 구해준 아들 같은 다윗은 평생의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사울왕에게는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었다. 사울왕의 말을 들어보자.

“너희가 다 공모하여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으되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거나 내 아들이 내 신하를 선동하여 오늘이라도 매복하였다가 나를 치려 하는 것을 내게 알리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 하니.”(삼상22:8)

결국 사울왕은 혼자 분노하고, 의심하고, 외로워하다가 비참하게 인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다윗은 빨리 달리지 않았다. 느리게 걸었다. 초고속으로 왕이 될 수 있는 길이 너무나 선명히 보이는데도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사울왕을 죽일 완벽한 기회를 두 번이나 맞이했지만 죽이지 않았다. 빠른 길을 선택하기 보다 하나님을 존중하고, 사울왕을 존중하는 길을 선택했다. 왕이 되기도 전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블레셋에 공격을 당하면 목숨을 내어놓고 도우러 갔다. 왕인 사울왕도 관심이 없던 그일라 백성들의 고통을 왕도 아닌 다윗이 품은 것이다.
느리게 가는 다윗에게 친구가 생겼다. 사울왕의 아들 요나단이다. 요나단은 다윗의 최대 적이고, 최대 경쟁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왕의 자리를 두고 다투어야 할 상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나단은 느리게 가는 다윗을 보고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다.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기를 마치매 요나단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요나단이 그를 자기 생명같이 사랑하니라.”(삼상18:1)


느리게 걷는다는 것은 자기 페이스대로 걷는다는 것이다. 남들을 부러워하거나 따라하지 않고 자기 삶에 확신을 가지고 걷는다는 것이다. 느리게 가는 사람은 여유가 있다. 남을 돌아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남들의 상처와 아픔을 볼 줄 안다. 말에는 상대를 향한 존중이 있고, 태도에는 상대를 향한 배려가 있다. 그런 사람에게 사람들이 끌리고 친구가 된다. 다윗에게 환난 당한 자와 빚진 자와 원통한 자 사 백명 가량이 모여들었다.(삼상22:2) 이들이 다윗이 걷는 걸음에 동참하였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윗은 느리게 걷는 것 같았지만 정도를 걸었다. 자기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걸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느리게 걷는 길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걸음을 견고하게 하시고, 느린 것 같지만 가장 완전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신다. 오늘도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뛰지 말고 걸음을 늦추고, 주위를 돌아보고, 하나님과 함께 확신을 가지고 걸으라. 그 걸음 위에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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