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청년들 사이 반기독교 정서 확산 … 침 뱉기 등 혐오 행위 일상화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성직자와 수녀를 향한 침 뱉기 등 반(反)기독교 행위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모두 신성시하는 이 도시에서 특히 젊은 이스라엘인들 사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5월 ‘예루살렘의 날’ 행진에서 이스라엘 10대 청소년들이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본부 문을 두드리며 안에 기독교인이 있는지 물은 뒤 침을 뱉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교회 인근에서만 최소 12건의 침 뱉기 사건이 목격됐다.
반기독교 혐오 사건을 추적해 온 이스라엘 학자 이스카 하라니는 “누가 봐도 기독교인임을 알 수 있는 사람은 표적이 되고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라니가 설립한 종교자유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07건의 반기독교 사건이 접수됐으며,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2000년부터 예루살렘에 거주해 온 베네딕토회 수도원장 니코데무스 슈나벨은 침 뱉기가 이제는 일상이 됐다며 “이제는 침을 맞지 않는 날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내 극우 종교인 세력이 커지면서 이런 행위가 더 쉽게 용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 사제 바즈겐 알레키안 신부의 교회 출입구 인근에는 “기독교인과 아랍인에게 죽음을”이라는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기독교에 대한 무지를 원인으로 꼽는다. 예루살렘 오픈대학교 교수 오릿 라몬은 이스라엘 청년들이 십자군 전쟁과 홀로코스트 등 유럽 기독교인의 폭력을 통해서만 기독교 사회를 접해왔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성상과 조각상을 우상숭배로 여기는 인식과 선교에 대한 뿌리 깊은 경계심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로싱 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의 약 절반이 교회 출입 자체가 금지돼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으며, 이는 2008년 10%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런 인식은 나이가 어릴수록, 신앙심이 깊을수록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와 당국 간 갈등은 세금과 비자, 예배권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가톨릭 최고위 성직자 피에르바티스타 피짜발라 추기경이 성묘교회 종려주일 미사 참석을 거부당했다. 당시 이란과의 전쟁으로 모든 예배 장소가 폐쇄된 상황이었음에도 소규모 비공개 예배조차 경찰에 의해 저지됐으나, 이스라엘 측이 실수를 인정하면서 부활절 미사는 예정대로 집전됐다. 화해의 조짐도 있었다.
하라니의 단체 소속 자원봉사자 알리시아 누델만은 텔아비브에서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수녀들을 동행하던 중, 한 신학교 학생들이 수녀들에게 침을 뱉으려 한 사건을 목격하고 학교 측에 알렸다.
몇 주 뒤 같은 학생들이 수녀들에게 다가와 “샤밧 샬롬”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으며, 침 뱉기를 겪었던 수녀들도 이제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