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계시록은 많은 성도들이 어렵게 느끼는 책입니다. 상징과 환상이 많고 표현 자체가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마지막을 어떻게 이루어 가시는지, 그리고 그 가운데 교회와 성도들이 어떤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요한계시록 1장부터 3장까지는 일곱 교회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 교회들은 당시 실제 존재했던 교회들이었지만 동시에 오늘날 모든 교회를 대표합니다. 어떤 교회는 칭찬을 받았고 어떤 교회는 엄중한 책망을 받았습니다. “살았다 하나 죽은 자”라는 경고도 있었고,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외형적인 신앙보다 살아 있는 믿음과 진실한 예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4장에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본격적인 심판의 장면이 시작되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먼저 요한에게 하늘의 예배를 보여주십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왜 심판보다 먼저 예배를 보여주셨을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세상의 혼란과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요한이 처한 현실은 매우 암담했습니다. 로마의 압제가 계속되고 있었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황제를 숭배하지 않으면 핍박을 받고 죽을 수도 있는 시대였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요한에게 하늘의 문을 열어 보여주셨습니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열린 문이 있는데…”라는 말씀은 단순한 장면 묘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한 집단만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보혈을 의지하는 모든 성도에게 하늘 문은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예배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삶이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조금만 상황이 정리되면 예배를 회복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오히려 반대로 말씀합니다. 예배를 통해서만 우리는 현실을 이길 힘을 얻습니다. 예배 없이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요한은 성령의 감동 가운데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보좌”입니다. 보좌는 통치를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세상을 다스리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세상은 혼란스럽고 불안정해 보입니다. 뉴스만 보아도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경제는 흔들리고 사람들은 불안해하며 나라와 사회도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4장은 그 모든 현실 위에 하나님의 보좌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예배의 시작은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 앞에 서 있는지를 알 때 예배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은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셨고 지금도 역사를 주관하시며 우리의 생명을 붙들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가볍게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성도들이 영적으로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하나님을 깊이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쉽게 낙심하고 쉽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성도는 날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야 합니다.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때 영혼이 살아나게 됩니다.
사실 예배를 드리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영적인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세상으로 가득 차 있다면 예배의 은혜를 누리기 어렵습니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예배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해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모두 현실의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돈 문제로 힘들어하고,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예배는 현실을 외면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현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돈보다 크신 하나님, 사람보다 크신 하나님, 세상의 권세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예배입니다.
요한은 핍박의 현실 속에서도 하늘의 보좌를 보았습니다. 이것이 성도의 믿음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흔들려도 하나님의 보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권력은 바뀌고 인간의 계획은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의 통치는 영원합니다. 그래서 참된 예배는 단순히 예배당 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참된 예배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이 곧 예배입니다. 또한 참된 예배에는 교제가 있고 섬김이 있으며 희생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을 높이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배의 회복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분의 영광 앞에 엎드리는 예배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때 교회는 다시 살아나고 성도는 새 힘을 얻게 됩니다. 요한이 하늘의 예배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도 예배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세상의 현실만 바라보면 두려움과 낙심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보좌를 바라보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됩니다. 하늘의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그 은혜의 힘으로 현실의 문제를 이겨내는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참된 예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