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나무교회 담임
내러티브 설교 연구소 소장
말씀 목회 공동체 Staff
울산 동신 장로교회 부목사
새문안 교회 대학부 담당
저서: <너의 길을 멈추지 마라> CLC
공저: <슬로우 바이블> 두란노
현 Southwestern Seminary 목회학 박사 과정 중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대원(M-div)
경상대학교 경영학(BA)
기도 응답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은 분명하고 단순하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을 불러야 할 상황은 대부분 무겁고 절망적이다. 넘어야 할 장애물은 크고, 가로막힌 장벽은 높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우리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굳이 기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는 기도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기도의 자리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기도에 대한 오해다. 기도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의 행위다. 다시 말하면, 기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 이름을 진심으로 부르기까지 우리는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 현실의 장벽이다. 상황은 이미 굳어져 있고, 조건은 불리하며, 길은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현실이 너무 강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려진다. 우리는 보이는 것에 압도되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 결국 현실이 기도를 막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인식이 기도를 막는다.
둘째, 자격없음의 장벽이다.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느낀다. 반복되는 실패, 죄책감, 무력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하나님이 나를 들어주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장벽은 사실상 이미 무너진 장벽이다. 십자가는 우리의 자격 없음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인 선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자기 판단으로 스스로를 배제한다.
셋째, 믿음의 장벽이다. 하나님이 정말 지금도 일하시는지, 이 문제에 개입하시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머리로는 믿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가능성과 확률을 계산한다. 그래서 기도는 점점 약해지고, 결국 입술은 닫힌다. 믿음의 부재는 기도를 멈추게 하는 가장 깊은 원인이다.
이 세 가지 장벽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현실이 크게 보일수록 자격 없음은 더 깊어지고, 그 결과 믿음은 약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결국 기도를 멈추게 만든다.
우리가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적을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응답이 일어나는지 고민하고, 기도의 방식과 강도를 조절하려 한다. 그러나 이 접근 자체가 이미 중심을 잘못 잡은 것이다.
이때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하나는 기도를 포기하는 것이다. 기도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애쓰는 것이다. 더 간절하면, 더 오래 하면, 더 많이 하면 하나님이 움직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두 태도는 방향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기도의 주도권이 여전히 자기에게 있다. 응답이 되면 하나님은 나를 도와준 분이 되고, 응답이 되지 않으면 나를 외면한 분이 된다. 이 구조에서는 응답이 되어도 문제가 되고, 응답이 되지 않아도 문제가 된다.
기도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수단이 아니다. 기도는 약속의 말씀을 붙드는 행위다. 기적은 하나님의 영역이고,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따라가는 존재다. 하나님은 문제를 해결하실 수도 있고, 그대로 두실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의 문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상황과 조건을 넘어 예수님의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는 것이다. 문제의 크기나 가능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약속을 붙들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기도의 본질이다.
기도의 결과가 우리가 기대한 방식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반드시 약속을 이루신다. 중요한 것은 결과의 형태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를 따라가고 있는가이다. 문제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살아가는 것이 기도의 목적이다.
기도는 문제 해결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 방향을 잡는 삶의 방식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상황과 상관없이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가야 한다. 기도가 특별한 순간의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기도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의 행위다. 기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