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F
Dallas
금요일, 3월 29, 2024

[정문성 원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본 언어 – 수학

정문성 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전. LG전자 휴스턴지사 지사장
현. 스파이더스마트(본사)
프랜차이즈 디렉터
현. 스파이더스마트 교육센터
(프리스코) 원장(2006 ~)

“수학은 언어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리둥절해 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요?’ 하고 질문을 던져보아도 그 정의에 대해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수학은 언어라고 하는지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학을 의미하는 Mathematics라는 단어는 ‘아는 모든 것’ ‘배우는 모든 것’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máthēma 및 그 활용형 mathēmatikó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사전적으로 수학은 숫자와 기호를 사용하여 수량과 도형 및 그것들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되어있고 수학은 본질적인 것만을 기호로 표현하기 때문에 ‘과학의 언어’라고 할 수 있으며 자연과학과 거의 모든 분야의 학문에 공헌하는 기초 학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학은 과학과 소통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며 이미 과학의 최정점인 인공지능(AI)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 언어가 되는 것입니다.

이곳 미국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수학은 한국과 달리 좀 복잡한 트랙으로 되어있습니다. 주마다 수학 교과과정과 단계가 약간씩 다르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 내에서도 학생의 능력에 따라 온레벨 과정, 어드밴스드 과정(GT, Compacted math, AP 등)으로 나뉘어 제각기 수강하는 수학의 등급이 다르니 이것에 익숙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게다가 Credit By Exam(CBE)이라는 시험을 통해 다음 학년 과정의 수학을 몇 단계라도 스킵 할 수 있어 초등학생이 인근 중학교, 중학생이 인근 고등학교에 가서 수학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있기도 하니 더욱 혼동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보편적인 수학교육 트랙은 Regular, Honor, Highly Advanced로 구성되어 있고 Regular 과정은 6학년까지 일반 Math, 7학년에서 Pre-Algebra, 8학년이 Algebra-I, 9학년이 Geometry, 10학년이 Algebra-II, 11학년이 Pre-Calculus, 12학년이 Calculus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Honor 과정은 Regular보다 각 1년씩 그 과정이 앞당겨져 있고 11학년에 AP Calculus ab, 12학년에 AP Calculus b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ighly Advanced는 Honor보다도 각 1년씩 그 과정이 앞당겨져 있어 결과적으로 11학년에 AP Calculus bc, AP Statistics, 12학년에 Multivariable Calculus, Linear algebra를 배울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Texas의 수학교육 트랙은 미국의 보편적 수학교육 트랙보다 한 단계가 낮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온레벨 과정의 경우 7학년 중반까지 일반 Math이고 7학년 중반과 8학년까지가 Pre-Algebra로 이렇게 되면 12학년의 Calculus를 배우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텍사스의 수학 과정이 느리다는 문제의식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텍사스 교육부(TEA)가 5학년을 끝낸 일부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6학년 과정에서 Pre-Algebra까지 통합한 Compacted math를 6학년에서 배울 수 있도록 특별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밟게 되면 타주의 빠른 Honor 과정에 해당되므로 수학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Compacted math 과정이 아니더라도 5학년을 마친 학생이 개인적으로 선행학습을 하여 6학년 과정의 CBE를 통과하면 6학년 때 7학년 과정을 밟든지 아니면 Pre-Algebra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수학에서 Honor 또는 Highly Advanced 트랙을 밟는 것이 어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수학은 과학을 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언어입니다. 미국에 살면서 영어가 유창하면 할수록 삶이 편해지고 유리한 것처럼, 학생들에게 수학의 능력이 우수할수록 대학의 이공계나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으로의 접근이 더욱 쉽고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과학의 언어인 수학이 부족하면 이들 학문과의 소통은 불편하거나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 대학의 이공계와 자연과학 분야의 학과에서 입시생에게 수학 분야에서 남들보다 탁월한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기에 이를 입증하는 방법으로 어떤 수학의 트랙을 밟아왔느냐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학의 선택에 있어 이공계나 과학 분야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개인의 적성에 맞게 미래를 설계하며 그에 따른 해당 분야의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수학을 어필할 수 없어서 원하는 이공계나 과학 분야의 선택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이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우리는 초극한의 과학기술이 거시적으로는 인류나 국가를, 미시적으로는 기업과 개인의 미래를 결정해 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존 컴퓨팅의 개념을 깨뜨린 양자물리학에서 인간의 두뇌를 무색게 하는 AI 인공지능까지 앞으로 과학이 우리의 앞날을 어떻게 빠르게 변화시킬지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이를 가능케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고, 과학과 소통하는 언어인 수학을 다루는 우리의 창의력에서 모든 것이 시작합니다.

수학이 기본 언어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 설 땅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부디 미국에 사는 한인 학생들이 수학의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관련된 영역에서 미국과 한국을 움직이는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랍니다.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