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석 목사] 어린 양 예수 (요한계시록 5장)

오정석 목사. 프렌즈교회 담임.

요한계시록 4장에서 사도 요한은 하늘의 문이 열리고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께서 예배를 받으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이며 모든 영광과 존귀와 찬송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5장에 들어오면서 하늘 예배의 중심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4장의 중심이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라면 5장의 중심은 우리를 구원하신 어린 양 예수님입니다.

요한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의 오른손에 두루마리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두루마리는 안팎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일곱 인으로 봉해져 있었습니다. 이 두루마리에는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 그리고 세상과 역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일곱 인으로 철저하게 봉해져 있다는 것은 아무나 그것을 열어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합당한 자만이 그 인을 떼고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때 힘 있는 천사가 큰 음성으로 외쳤습니다.

“누가 그 두루마리를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냐.” 그러나 하늘 위에도, 땅 위에도, 땅 아래에도 그 두루마리를 펴거나 볼 수 있는 자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본 요한은 크게 울었습니다. 그의 눈물은 단순히 두루마리의 내용을 보지 못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죄로 타락한 인간 가운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완성할 자가 없다는 절망의 눈물이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울고 있을 때 이십사 장로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합니다. “울지 말라.” 절망 가운데 복음의 소식이 들려온 것입니다. 유대 지파의 사자이며 다윗의 뿌리가 되시는 분이 승리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런데 요한이 바라본 예수님의 모습은 놀랍게도 힘센 사자가 아니라 일찍 죽임을 당한 것 같은 어린 양의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에 복음의 놀라운 역설이 있습니다. 세상은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을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승리의 방법은 전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군대와 권력으로 세상을 정복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고 죽임을 당하심으로 승리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십자가가 철저한 실패와 패배처럼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향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자신을 구원해 보라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십자가를 통하여 죄의 권세가 무너지고 사탄의 권세가 패배했습니다. 죽임당한 어린 양이 결국 승리의 사자가 되신 것입니다.

어린 양이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의 오른손에서 두루마리를 취하자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어린 양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향이 가득한 금 대접이 있었는데 성경은 그 향이 “성도의 기도들”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음으로 드린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향기로 올라갑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기도가 얼마나 유창한가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화려한 표현이나 아름다운 문장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의 믿음과 중심을 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이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라면 비록 말이 서툴고 표현이 부족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는 예배를 기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예배를 위해 기도하고, 찬양과 말씀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예배 가운데 은혜를 부어주시기를 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요한은 수많은 천사와 모든 피조물이 어린 양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도다.” 이것이 하늘 예배의 중심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만이 우리의 찬송과 경배를 받기에 합당하십니다.

오늘날 교회도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어린 양의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힘과 권력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과 섬김으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내어주심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듯이 우리도 희생하고 섬길 때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집니다.

오늘도 죽임당하셨으나 다시 살아나 승리하신 어린 양 예수님을 바라보며, 우리의 모든 찬송과 존귀와 영광을 주님께 올려드리는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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