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서 성경 읽으며 신앙 돌아봐 … ‘꿈이 곰탕’·‘공감’에 담은 예수님의 사랑

김소월 시인의 외증손녀이자 CCM 가수인 김상은이 DKNET 라디오 ‘행복스케치’에 출연해 10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노래를 시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은 자작곡 ‘꿈이 곰탕’을 라이브로 부르고 김소월의 시 ‘신앙’을 낭독했다.
“저는 사실 국어 시간에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김소월의 맏딸의 맏딸의 맏딸인 그는 유명 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부담스러워해 먼저 내세운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온 그가 소월의 후손으로 알려진 것도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2012년 김소월 탄생 110주년 기념 음악회에 우연히 서게 되면서 음반 ‘소월의 노래’를 내고 책 ‘소월의 딸들’도 펴냈다.
이후 자녀 교육 문제로 미국행을 결정한 그가 택한 곳은 오클라호마였다. 지도에서 눈에 들어온 ‘바이블 벨트’를 보고 “난 여길 가겠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정했다.
미국에서 그는 10년 동안 노래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집사이자 찬양 사역자였지만 정작 성경을 깊이 읽거나 묵상하지는 못했다는 그는 오클라호마에서 성경을 다시 읽으며 “정말 많이 저를 마주했던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때 줌으로 성경 공부를 시작했고, 사진작가 출신인 목사가 예수님을 묵상하며 찍은 사진들을 접하면서, 김 씨는 “내가 만난 예수님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 질문 끝에 만난 소재가 곰탕이었다. 곰탕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처음 뼈를 끓이던 날, 몇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던 하얀 국물이 포기할 무렵 우러났다. 그는 “제가 미국에 와서 사실 곰탕 안에 있었던 것 같다”며 “저의 불순물들을 예수님께서 걸러주시고 씻어주시고 끓여주셨다”고 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질문으로 가득했던 그의 일기는 어느 순간 “나는 누구? 누구면 어떻고. 여긴 어디? 어디면 어떻고”라는 고백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자신의 변화와 신앙의 여정을 담아 만든 노래가 ‘꿈이 곰탕’이다.
찬양 ‘공감’은 김소월의 시 ‘신앙’에서 출발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솔직히 공감이 안 됐다”는 시였다. 하지만 2017년 부친의 위독 소식을 듣고 오클라호마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길이 “한 백 년 걸리는 것 같았다”고 느낄 만큼 힘든 시간을 겪었고, 2024년에는 미국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진 모친을 간호하며 마지막을 함께했다. 그 시간을 지나 다시 펼쳐 든 ‘신앙’은 이전과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캄캄하고 힘든 순간도 결국 지나가고, 도움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다는 시의 메시지가 깊은 위로가 됐다.
그는 “소월 시도 저한테는 찬양곡”이라며 “오클라호마에서 받았던 예수님의 사랑을 노래로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멈춰 있던 노래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김소월의 시를 물려받은 후손이자 한 사람의 이민자로 지나온 시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신앙은 이제 그의 노래가 되고 있다.
이선지 기자 ⓒ T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