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uston Graduate School of Theology(D.Min)
Central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겸임교수
신앙생활의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할 때 발생합니다. 그때부터 사람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예배를 드리기는 하지만 변화되지 않으며, 교회에 다니기는 하지만 영적으로 자라지 못하게 됩니다.
성경은 이러한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로 가룟유다를 소개합니다. 가룟유다는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따라다녔고, 수많은 기적을 직접 보았습니다. 천국 복음을 들었고, 제자로서 사명도 받았습니다. 심지어 공동체의 재정까지 맡을 만큼 신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예수님을 은 삼십에 팔아버리는 비극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예수님 곁에 있었을 뿐, 예수님을 마음과 생각의 중심으로 모셔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룟유다는 예수님과 가까이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항상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보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기대를 이루어 줄 메시아로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계산을 더 신뢰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기 생각을 버리지 못하여 예수님을 배신하게 되었습니다.
부자 청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영생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 직접 찾아와 영생의 길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재물을 내려놓고 자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시자 근심하며 떠나갔습니다. 그의 문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들었지만 자기 생각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도 같은 위험 앞에 서 있습니다. 예배는 드리지만 자기 생각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말씀은 듣지만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하나님께 순종하기보다 자신의 계산이 먼저입니다. 결국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고, 평안과 기쁨을 누리지 못하며, 영적인 성장도 이루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생각하는 힘을 통해 발전해 왔습니다. 계몽주의는 인간의 이성을 강조했고, 산업혁명은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 역시 생각하는 능력의 결과입니다. 세상에서는 자기 생각과 개성이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영역에서는 다른 원리가 적용됩니다. 세상에서는 자기 생각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순종이 축복의 열쇠가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을 따르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생각을 따라가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의 본질은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의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예배의 목적도 여기에 있습니다. 말씀을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를 통하여 우리의 생각을 깨뜨리시고 주님의 생각으로 채우기를 원하십니다.
성숙한 성도는 자신의 의견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보다 하나님의 뜻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고집보다 말씀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판단보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주님께서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셨던 것처럼 오늘도 우리의 영혼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문제는 그 음성을 듣느냐 하는 것입니다. 들음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롬 10:17)고 하였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믿음이 생기고, 말씀을 들을 때 능력이 임하며, 말씀을 들을 때 순종의 삶이 시작됩니다.
결국 행복한 신앙생활의 비결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자기 생각을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붙드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 소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욕심과 물질에 대한 집착, 체면과 위선,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버리고 주님의 생각으로 채워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에 꼭 필요한 사람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말씀 앞에 무릎 꿇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예배를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며, 선포되는 말씀을 마음에 담고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르니라”(사 55:8)고 말씀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참된 평안이 찾아오고, 믿음의 기쁨이 회복되며, 행복한 신앙생활이 가능하게 됩니다. 자기 생각으로 가득 찬 인생은 결국 자신을 따라가지만, 주님의 생각으로 채워진 인생은 영생의 길을 따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본질로 돌아가는 신앙이며, 참된 행복의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