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목사] 물 속에 물고기가 살지 않아요

이기욱 목사 알링턴 사랑에 빚진 교회

대장암 수술을 받고 난 후, 계속해서 ‘암추적’ 검사를 위해 매년 한국 병원을 찾습니다. 올 해도 한국을 방문해 ‘암추적’ 검사를 마친 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연희동’이라는 동네에 나가서 식사를 하고 바로 옆 연남동의 옛 철길이었던 경의선의 ‘숲길 공원’을 산책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옛 철길은 공원 한 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고, 철길을 따라 조경이 아름답게 정돈되어 있고, 형형색색의 꽃들과 싱그러운 나무들이 젊은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정말 ‘활기’가 넘치는 핫(?) 한 곳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을 거닐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60이 다 되어가는 세월 가운데) ‘생동감’이라는 느낌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너무 귀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참을 ‘숲길 공원’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흐르는 맑은 물 속을 들여다 보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맑은 물 속에 물고기가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설마’ 하고는 철길의 시작에서 끝까지 다 걸으면서 물 속을 들여다 보았는데 물고기 뿐만 아니라 물 속에 살아있는 생명체가 하나도 없는 겁니다. 물은 맑은데, 그 속에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은 겁니다.

순간 겉은 화려하고, 웃음이 입술 가에서 떠나지 않고, 활기차게 걷고 있는 젊은이들 사이로 아무런 생명이 없는 텅 빈 영혼들이 눈에 들어 오는 겁니다.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생명이 그 속에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픈 겁니다.

뜬금없이 산수문제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무리 많은 숫자를 곱해도 마지막이 0 이면 그 결과가 0 이 되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 인생, 살면서 화려하고, 웃고, 활기차고, 그렇게 누리며 살고, 돈도 많이 벌고, 물론 좋지요. 하지만 우리 인생에 결국 하나님이 없으면, 우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이 제로이면, 우리 인생 아무 의미가 없는 nothing 인생이 되는 겁니다. 결국 하나님 없는 인생,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 인생은 ‘헛되고 헛되니’입니다. 전도서 말씀처럼 모든 것이 헛된 것이 되는 겁니다. 우리 안에 생명이 없으면 우리는 결국 죽은 인생입니다. 다시 말해 생명이 예수 그리스도께 있기 때문에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없으면 우리가 아무리 잘 먹고 잘 살아도 결국은 우리는 생명이 없는 죽은 지옥인생이 된다는 겁니다.

얼마 전 가까이 지내는 지인의 어머니께서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어머니의 물품을 챙기는 가운데 거의 입지 않은 명품(?) 옷들이 있었습니다. 너무 새 것이라 기부를 하려고 주위 분들에게 그리고 기부 센터를 찾았는데, 어느 누구도, 또 아무 곳에서도 그것을 받으려 하지 않더라 는 겁니다. 그 이유가 그 옷들에 매직으로 이름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품들을 다 버리면서,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생명 없이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성숙한 결단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면서 문득 윤동주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가 떠 올랐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열매 없는 무화과 나무가 말라 죽은 것처럼, 열매 없는 인생이 겉은 푸르고 싱그러울 수 있지만 결국은 말라 죽는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현실이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다 하더라도 생명의 열매를 맺기 위해 복음을 전하고 선한 일을 행하고 사람들을 세우고 살리는 일들을 부지런히 행함으로 세상 가운데 생명을 불어넣는 복음 사역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해 나가 가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삶이 흐르는 물 속에 살아 움직이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우리는 생명을 얻는 삶의 노력이 우리 가운데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손해 보는 것도 아닌데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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