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 F
Dallas
수요일, 3월 5, 2025
spot_img

마다가스카르 선교사 피습에 애도 물결…”선교지 위기 관리 힘써야”

마다가스카르 사역지에서 강도들에게 피살당한 김창열 목사(왼쪽)과 이리문 선교사의 장례식 현장. (사진 = 장준호 선교사 제공)

최근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 한인국 선교사 2명이 강도의 공격으로 피살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한국 선교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일을 통해 선교지 위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다가스카르 한인 선교사, 강도 습격에 피살

선교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마다가스카르 무리망가에서 의료·농업 선교를 이어오던 김창열 목사(88)와 이리문 선교사(57)는 흉기를 지닌 현지인 강도 여러 명에게 피습 당한 뒤 숨졌다.
엽총과 각종 흉기를 들고 예배당 부지를 찾아온 범인들은 문을 부수고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습격 후 한화 약 90만원의 돈을 가져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장소이자 두 선교사의 사역지였던 무리망가 지역은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140km 떨어져 있고 인적이 드물어 강도 피해가 빈번한 곳이었다.
또 마다가스카르는 우기가 되면 빗소리로 인해 침입 감지가 어렵고 폭우로 도주 경로 흔적이 지워져 추적이 힘들어 강도 사건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었다.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두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파송을 받아 활발한 선교 사역을 전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교사는 2년 전 은퇴 후 여생을 선교 사역에 이바지 하기 위해 마다가스카르로 떠나 침술 봉사를 이어왔다. 사위였던 이 선교사는 이를 돕기 위해 지난해 합류했다. 두 선교사는 현지인들에게 교회 텃밭을 빌려주고 유실수를 심는 등 농업 선교를 전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님 품에서 쉬시길”…선교계 추모 물결

갑작스런 비보에 한국 선교계에선 고인이 된 선교사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유튜브 ‘유목민이야기’ 채널은 생전 김창열 선교사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두 선교사를 추모했다. 선교지 탐방 콘텐츠를 게시하던 해당 채널은 8개월 전 김 선교사의 사역을 영상으로 담은 바 있다.
채널 관리자는 27일 마다가스카르를 향해 품었던 김창열 선교사의 꿈과 비전이 누군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영상 속 김 선교사는 “뒤늦게 신학을 하고 국내에서 침술봉사를 50년 간 해오다가 선교 여행 차 방문한 마다가스카르에서 해야할 일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내 몸은 늙어지지만 남은 두 손과 여력을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사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댓글에는 ‘척박한 곳에서 개척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을텐데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평안을 누리시고 계실줄 믿습니다’, ‘목사님 너무 보고싶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보여주신대로 닮아가도록 몸부림치겠습니다’ 등의 추모가 이어졌다.
선교사 지원 단체 아시안미션(AM)은 1만 명의 선교사들과 함께 고인이 된 두 선교사를 추모하고, 남겨진 유가족과 故김창열, 이리문 선교사의 농업선교 사역을 잇기 위해 모금을 진행했다.
아시안미션에서 진행하는 이번 모금은 일주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기독교 공동모금 플랫폼 미션펀드와 협업한다. 모금된 금액은 유가족인 김효순 선교사에게 전액 전달될 예정이다.
아시안미션 대표 이상준 선교사는 “고인이 된 두 선교사의 복음의 씨앗이 마다가스카르 땅에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지길 기도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선교사 위기 발생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며 “유가족들이 남은 사역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선교지 사고…”예방 및 교육에 힘써야”

이처럼 해외 선교지에서 강력 범죄 사건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선교사 파송 시 위기관리 교육에 힘쓰고, 예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25일 홍석인 재외국민보호·영사분야 정부대표 주재로 한국위기관리재단 및 아프리카·중동 지역 선교단체 긴급 안전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외교부는 해외 선교사 파송 시 외교부 및 해당 국가 관할 공관이 제공하는 안전 공지를 숙지하고, 유사시를 대비해 관할 공관과 긴밀하게 연락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조동업 대표)은 해외 파송 선교사의 안전 확보를 위해 사건·사고 예방 및 대응 요령에 대해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조동업 KCMS 대표는 “현지 선교현장의 안전 점검과 함께 위기관리 교육을 통해 해외 선교사들의 안전한 체류와 사역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으로 국내‧해외 선교사 위기관리 교육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댓글 남기기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