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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5월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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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관의 영화읽기] 터미널-난 약속을 지킬 것이다-

박재관 목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세계 클리오 광고제 /칸느 광고영화제 수상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알라바마 주립대학/캔사스 주립대학 교환교수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

뉴욕의 JFK 공항에 도착한 나보스키는 입국 심사대로 이동한다. 미국 국무부 공항관리국은 폐쇄회로를 통하여 입국자들을 주의 깊게 살핀다. 나보스키의 차례가 되자, 그가 입국 검사원에게 여권을 보여준다. 그런데 잠시 후, 공항 보안요원들이 와서 나보스키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한 요원이 나보스키에게 질문을 하는데, 미국에 온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자, 나보스키가 “택시 좀 불러 달라”고 동문서답을 한다. 지금 나보스키는 영어가 미숙해서 질문을 전혀 알아듣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보스키가 공항 책임자인 프랭크를 만나게 되는데, 프랭크는 나보스키에게 어제 크라코지아에서 내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당신의 여권이 무효가 되면서 무국적자가 되었다고 말해준다. 또 프랭크가 당신은 부적합자라고 말하면서 여기 공항 라운지는 자유이기 때문에 이곳에 머무를 수는 있으나, 절대 공항문을 나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나보스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Thank You” 하고 대답한다. 보안 요원이 나보스키에게 식사쿠폰 몇 장과 전화카드 한 장을 주고 가버린다. 이렇게 해서 나보스키는 공항에서의 삶이 시작된다.
그는 첫날부터 시련을 겪게 되는데, 청소원 굽타가 그의 쿠폰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바람에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다. 또한 그는 잘 곳을 찾아 헤매다가 의자들을 부셔서 누울 자리를 만든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 나보스키는 공항의 카트를 반납하면, 25센트 코인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방치된 카트를 반납하여 모은 돈으로 스낵과 햄버거를 사서 끼니를 때운다. 나보스키는 영어 공부를 위해 공항 내 서점을 이용하고, 돈을 벌기 위해 공항 가게에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신분 문제로 모두 거절당한다. 하지만 나보스키는 공항에서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공항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면서 공항직원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얻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나보스키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프랭크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공항에서 쫓아낼 궁리를 하다가, 나보스키를 불러 공항문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불법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나보스키는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어느 날, 공항의 보수공사를 감독하던 작업반장은 나보스키가 혼자서 밤새워 공사를 마무리 한 것을 보고, 그를 작업반에 채용한다. 이로 인해 나보스키는 고정적인 임금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에, 세관 입국장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한 러시아인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프랭크는 나보스키를 불러서 그를 설득하도록 한다. 그 러시아인은 캐나다에서 아버지의 병을 치료할 의약품을 반입하려했던 것인데, 세관에서 이것을 불법이라고 하자, 흉기를 들고 저항한 것이다. 나보스키가 프랭크에게 그 약은 염소에 쓰는 약이라고 둘러대면서 그 러시아인을 도와주게 된다. 이 사건 이후, 나보스키는 영웅 대접을 받으면서 공항 직원들로부터 인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프랭크는 나보스키에게 더 큰 적개심을 품게 된다. 나보스키가 프랭크의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프랭크가 나보스키에게 왜 뉴욕에 갈려고 하느냐고 물으면서 당신이 들고 다니는 땅콩 캔에는 도대체 뭐가 들었느냐고 묻는다. 나보스키가 약속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프랭크가 자신도 약속을 하나 하겠다고 하면서 “당신은 미국에 한 발짝도 못 들여놔”하고 위협한다.
나보스키는 구두굽이 부러져서 알게 된 스튜어디스 아멜라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벨라가 나보스키에게 그가 거짓말을 해서 헤어졌다고 말하자, 나보스키가 그녀와 더욱 더 가까워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크가 아멜라를 불러서 나보스키는 무국적자이고, 그가 항상 땅콩 캔을 들고 다니는데 그 이유를 아느냐고 묻는다. 이에 아멜라가 ”땅콩버터나 만들겠죠“하고 시니컬하게 대답한다. 그날 밤, 아멜라는 나보스키가 무국적자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숨겼다고 생각하고 ”당신은 누구이며 왜 여기 살아요?“하고 묻는다. 이에 나보스키가 땅콩 캔을 열어보이면서 1958년에 헝거리 신문에 난 57명의 뉴욕재즈클럽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나보스키는 자신의 아버지가 병상에서 7년동안 그 사진을 보면서 그들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40년을 기다렸고 말한다. 그러면서 끝내 아버지는 56명으로부터 사인을 받았는데, 그 사인들이 이 캔 속에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한 명의 사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가 지금 뉴욕의 섹스폰 연주자인 베니 골슨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보스키는 아버지에게 베니골슨의 사인을 꼭 받아오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난 약속을 지킬 것이다”하고 말한다. 이로써 아멜라가 나보스키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된다.
나보스키가 공항에 기거한 지 9개월째 되던 날, 마침내 크라코지아의 내전이 종식된다. 아멜라가 나보스키에게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운명이라고 하면서 유부남과 재결합을 고백하고 나서는 그로부터 당신이 뉴욕을 방문할 수 있는 하루 비자를 받았다고 말하면서 서류를 건네준다. 이를 안 프랭크는 나보스키에게 오늘 당장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면서 마지막 승인을 거부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공항 보안대원의 도움으로 나보스키가 우여곡절 끝에 뉴욕으로 가서 재즈클럽에서 연주하던 베니골슨을 만나 그의 사인을 받고, 조국인 코라코지아의 집으로 향한다.
감독은 조국의 내전으로 하루아침에 무국적자가 된 한 남자의 험난한 여정을 통하여 약속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반드시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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