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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5월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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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전창희 교수 (UT알링턴 영상미디어 학과)

“예수님의 시선을 그리다”

영화, 드리마, 뮤직비디오와 같은 영상이 현대에 들어 세계관을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다소 세속화된 영상 미디어 분야에서 성경의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바라보면서 ‘할머니 파마(Grandma Perm)’로 세계 독립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수상한 전창희 교수를 만나 그의 삶과 영화에 담겨진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교수는 뉴욕 주에 위치한 유명 영화 관련 대학인 이타카 대학(Ithaca College)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5년 전 지금의 UTA로 이동해서 주로 대학원생에게 영상 이론과 제작 과정을 가르쳐왔다.
현재는 영상미디어 학과 전체를 책임지면서 전반적인 교육 과정을 향상시키는 일을 주로 하면서 매버릭 필름 프로덕션(Maverick Film Production)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영화 제작도 하고 있다.

Q. 기독 세계관의 관점에서 영화 제작을 시작한 계기는?
학창 시절 진로 문제로 기도하던 중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중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영상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진로 문제로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던 저는 교회 새벽예배에 참석해서 간절히 기도했는데 “너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됐습니다.
그 뒤로 한양대 연극 영화과에 진학해서 영화 공부를 했습니다.
한양대 연극 영화과를 졸업하고 바로 한국의 충무로 영화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조감독 월급으로 생활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 MBC 방송국으로 들어가서 연예 방송 분야를 접했습니다.
화려한 연예계의 삶으로 인해 저도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면서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시던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 너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돼라”는 유언과 같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화려했던 MBC 방송국의 모든 삶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Q. 영화 제작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영화 감독은?
제가 감명 있게 보시고 영향을 받은 영화와 감독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 하나를 뽑는다면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과 그의 영화 ‘희생’입니다.
‘희생’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이 세상에 살아가는 이유를 알게 됐고 이를 제작하는 영화에 담아 전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희생’는 한 아버지와 아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해변가에 뿌리 없는 죽은 나무를 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아들은 죽은 나무를 땅에 심는 것을 궁금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믿음을 갖고 기도하면서 물을 계속 주면 이 죽은 나무는 꼭 살아날 거야”라고 말합니다.
여러 사건으로 인해 아들은 아버지와 이별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은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서도 그 죽은 나무에 물을 계속 주고 나무 아래 눕습니다. 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은 죽은 나무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게 영상 처리를 하면서 영화를 마무리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죽은 나무에 계속해서 물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죽은 나무 같은 세상에 물을 주는 것이 우리 크리스천의 사명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물을 주면 분명히 하나님이 자라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Q. 영화를 제작하는 관점
미디어 분야에서 기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도 영화나 영상을 제작할 때 개인적으로 상업성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내적 갈등이 극복하기 위해서 매일매일 작은 시간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세상의 관점이 아니라 예수님의 시점에서 사물과 사회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영상을 제작할 때 신앙의 유산들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가끔 수업 시간에 학생들로부터 좋은 영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그 질문에 좋은 영화를 만들기 원하며 좋은 사람이 되라고 말합니다. 또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진리라고 믿습니다. 진리인 예수님을 알고 만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길은 진리인 예수님을 만나야 하고 진리를 알아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때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영화 ‘할머니 파마’는 Experimental Forum international filem Festival과 New Wave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등의 독립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Q. 영화 ‘할머니 파마’가 주는 메시지
상영 시간이 20분 정도인 짧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인 ‘할머니 파마’는 요한복음 12장 24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에 기초해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그린 영화입니다.
‘할머니 파마’ 영화는 제 어머니를 소재로 하는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항상 어머니는 똑같은 파마머리를 고집하시며 평생을 사셨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어머니가 그 머리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머니는 경제적 이유와 자식들을 위해서 할머니 파마로 평생 살았다는 것을 알고 부모 세대의 삶에 감사를 표현하는 마음으로 ‘할머니 파마’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또한 요한복음 12장 24절이 영화 엔딩 장면에 등장시키면서 우리 어머니의 삶을 통해서 한 알의 밀알처럼 살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저는 앞으로 매버릭 필름 프로덕션(Maverick Film Production)을 통해서 극영화 한 편과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 등 총 두 편의 영화를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류 세상에서 소외되고 쓸모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 편의 영화에 담으려 합니다.
저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광주 민주화 항쟁 이전에 일어난 4·3 제주 항쟁을 다루려고 합니다.
광주 민주화 항쟁은 그나마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제주 항쟁을 아는 이들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제주 항쟁을 기리는 ‘남녀 상봉 기념비’가 있는데 이 기념비에 얽힌 사연을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려고 합니다.
제주 항쟁으로 이별한 남매가 서로 죽었다고 생각하며 살다가 남북 이산가족 프로그램으로 다시 재회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제주도에 평화공원이 조성돼 있지만 아직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평생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두 번째로 계획 중인 극영화의 소재는 쇼핑 카트입니다. 우연히 아내와 쇼핑하면서 널부려진 쇼핑 카트와 홈리스들이 가지고 다니는 쇼핑 카트의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풍요로운 소비 문화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쇼핑 카트는 소중한 것이 아닌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홈리스들에게는 필요한 물품을 운반하는 매우 소중한 필수품으로 전 재산과 같은 것이 됩니다.
저는 사소한 쇼핑 카트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의 삶을 설명하고 표현하면서 참새 한 마리 , 작은 사람 한 명도 소중히 여기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알리고자 합니다.

Q. 영화 제작 지망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예전에 기독교 대학에서 수업할 때 학생들에게 해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때 학생들에게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기준에 부족하다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소리를 높인 적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로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각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비전을 따라 당당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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