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내년부터 SAT 시험이 디지털로 바뀐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올해 가을부터 PSAT가 디지털로 바뀐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11학년이 된 학생들은 10월 둘째 주 경에 PSAT/NMSQT(National Merit Scholarship Qualifying Test) 시험을 봅니다. PSAT/NMSQT가 무슨 시험인지는 이전 칼럼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는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National Merit Scholar라는 장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11학년에 보는 전국단위의 시험입니다. SAT가 각 학생이 신청해서 보는 시험인데 반해, PSAT는 고등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함께 시험을 보며, 시험 점수에 따라 준결승자(Semi Finalist)와 결승자 (Finalist)를 선발합니다. 대략 전국에서 상위 1% 정도 되는 학생들이 선정되며, 여기서 받는 장학금의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모든 11학년 학생들이 보는 전국 규모의 시험이기 때문에 결승자나 준결승자로 선정되는 것은 대학 지원시 학생의 학업적 우수성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다만 올해부터 PSAT 시험이 디지털 시험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가을에 SAT 시험을 볼 예정인 11학년 학생들의 경우, 올해 10월의 PSAT 시험은 디지털 방식인데 비해 SAT 시험은 아직도 종이로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두 시험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9, 10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도 내년부터 SAT도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번 10월에 보는 디지털 PSAT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SAT와 PSAT은 사실 시험형식이 거의 동일합니다. 종이 시험이었을 때 두 시험은 모두 읽기, 쓰기, 계산기 없는 수학, 계산기를 사용하는 수학, 이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문제 수와 시험 시간이 약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디지털로 바뀌는 SAT와 PSAT도 시험형식이 유사한데, 읽기와 쓰기가 하나로 합쳐져서 두 모듈로 나눠 시험을 보고, 수학에서는 전체가 계산기를 사용하는 문제로 바뀌고 이도 역시 두 모듈로 나눠서 시험을 봅니다. 문제 수와 시험시간은 상당히 줄어서 기존 PSAT 시험이 거의 3시간 동안 걸렸던 것에 비해 디지털 PSAT는 두 시간이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이미 디지털 SAT가 시작된 한국에서의 소식에 의하면 문제 난이도는 종이시험이나 디지털 시험이 유사하며 공부해야 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그래서 차라리 종이시험을 보겠다고 미국에 SAT 시험을 보러 오는 학생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름 동안 엘리트 학원에서 디지털 PSAT 연습문제를 풀어 본 학생들도 동일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나서 물어보면 백이면 백이 시험이 쉽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채점을 해보면 시험이 쉬웠다는 말이 무색하게 점수는 종이시험을 봤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요. 왜 그럴까요?
우선, 시험시간과 문제 수가 줄어 들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시험이 쉽다고 느낍니다. 또, 종이시험 볼 때 읽기와 쓰기에서 열 개 정도의 문제가 어려웠던 학생이 디지털 시험에서는 한 여섯 개 문제가 어려웠다면 디지털 시험이 쉬웠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수는 전혀 좋아지지 않습니다. 종이시험에서는 읽기와 쓰기는 총 91개의 문제를 풀지만 디지털 시험은 54개의 문제만을 풉니다. 즉, 문제 수가 준만큼 더 적은 수의 문제를 틀렸다고 해도 점수가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한 문제의 무게가 전혀 다른 것이지요.
또 다른 복병은 두 번째 모듈입니다. 디지털 시험은 읽기/쓰기와 수학영역 각각에 있어서 동일한 시험문제와 시험시간을 가진 두 모듈을 보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모듈의 결과에 따라 두번째 모듈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좋은 점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두 번째 모듈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을 받을 겁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어려워졌는데 문제 수와 푸는 시간이 첫 번째 모듈하고 동일합니다. 그래서 시간관리가 더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이지요.
위의 두 가지 내용은 내년부터 바뀌는 SAT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러면 디지털로 바뀐 PSAT나 SAT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첫째, 한 문제당 점수가 크므로 실수해서 틀리는 문제가 없도록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특히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시험을 보게 되므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보는 시험이라 발생할 수 있는 실수나 집중력 약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둘째, 두 번째 모듈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동일한 시간 내에 풀어야 하므로 어려운 문제들을 제 시간에 풀 수 있는 준비가 잘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모듈에서 난이도를 조정하는 것은 변별력을 높이려는 것인 만큼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