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은 ‘역대 최저 수준’… “위기이자 전환의 기회”

미국 청년층의 종교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신앙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비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그동안 유지돼 온 ‘여성 우위의 종교성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주 한인교회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최근 갤럽이 발표한 2024~2025년 조사에 따르면, 만 18~29세 남성의 42%가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2023년 2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지난 25년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은 약 30% 수준에 머물며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2025년 미국 종교 인구 조사’를 통해 “전반적인 교회 회귀 현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는 온도차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체적인 부흥이라기보다 특정 집단에서 나타나는 ‘선별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 뒤바뀐 청년층 종교성 … 남성 ‘상승’, 여성 ‘정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20대 여성의 종교성은 남성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당시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여성 52%, 남성 43%로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20여 년간 격차는 꾸준히 줄어들었고, 최근 조사에서는 남성이 오히려 앞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20대 여성의 종교성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30~40대 여성의 47%, 50대 이상 여성의 50% 이상이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비교하면, 20대 여성의 29%는 매우 낮은 수치다.
반면 20대 남성은 종교 중요도뿐 아니라 예배 출석률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월 1회 이상 예배 참석’ 비율은 40%로,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한인교회, ‘청년 남성’ 변화에 주목해야
이러한 변화는 미주 한인교회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청년 남성층은 교회 참여도가 낮은 그룹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흐름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5세와 2세 청년 남성들은 진로, 정체성, 관계 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 신앙적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목회자들은 “청년 남성들이 단순한 종교 활동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과 의미를 찾기 위해 교회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멘토링 중심 제자훈련, 직장과 신앙을 연결하는 교육,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등 보다 실제적인 사역이 요구되고 있다.
청년 여성 이탈, 더 깊은 고민 필요 반면 20대 여성들의 종교성 정체는 한인교회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젊은 여성들이 교회를 떠나는 배경으로 교회 문화와 개인 가치의 괴리, 공감 부족, 역할 제한에 대한 인식 등을 꼽는다.
실제로 한인 청년 사역 현장에서도 여성 청년들의 참여 감소와 거리감은 이미 체감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한 사역자는 “청년 여성들은 프로그램보다 ‘진정성 있는 관계’와 ‘공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며 “설교와 사역 방식 모두가 이들의 삶과 언어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출석보다 의미”… 사역 패러다임 전환 요구
이번 조사 결과는 교회가 단순히 출석률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함을 시사한다.
청년 세대는 왜 교회에 가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 신앙이 실제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한인교회 역시 예배 중심 구조를 넘어, 공동체성과 삶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역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위기 아닌 기회”…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의 순간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단순한 감소나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회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목회자는 “청년 남성들의 신앙 회복은 분명 희망적인 신호지만, 동시에 여성 청년들의 이탈은 더 큰 경고”라며 “지금이야말로 한인교회가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한인교회가 그 변화를 어떻게 읽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 신앙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TCN 편집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