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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4월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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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교수] 안식일과 주일 (2)

김종환 교수
달라스 침례대학교 신학대학 부학장 겸 기독교교육학 교수 재임

“율법은 특정한 민족과 특정한 기간을 위해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크리스천들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오늘날 크리스천들이 율법을 무시하고 율법에 어긋나는 삶을 살아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돌에 새겨진 율법은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마음에 새겨진 더 높은 차원, 고차원의 율법을 지켜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장에 있는 산상수훈을 통해 말씀하신 고차원의 율법을 몇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21-22,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제 6계명),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화내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raca, 무가치한 사람–쓰레기)’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5:27-28, “또 ‘간음치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제 7계명),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5:38-44,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5:43-44,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 사람은 돌판에 새긴 율법을 억지로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주인으로 따르는 사람은 마음판에 새긴 고차원의 율법을 기꺼이 지킵니다. 율법을 완성하신 예수님이 죄와 벌로부터 구원해주신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차원의 율법을 지킵니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때, 오늘날 율법으로서의 안식일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의 주인(마 12:8) 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 사람들은 안식 후 첫 날을 지킵니다. 그날을 주의 날, 즉 주일로 삼고 주님께 드립니다.

주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고(마28:1; 막16:1;요20:1), 성령님이 강림하신 날이고(행2:1-4), 초대교회가 모여하나님을 예배한 날입니다(행 20:7; 고전 16:2). 그래서 안식일을 지키지 않고 주일을 지킵니다.

그러나 안식일의 정신 만큼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안식일의 정신은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영원한 안식의 그림자, 사람이 사람 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는 것. 이와 같은 안식일의 정신을 하나씩 상고해보겠습니다.

첫째, 안식일은 영원한 안식의 그림자였습니다.

안식일은 11절에 있는대로 하나님께서 쉬신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은 하나님이 시작하신 날입니다. 사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쉬실 필요가 없는 분이십니다. 이사야 40:28은 이렇게 말합니다. “영원하신 하나님, 땅 끝까지 창조하신 하나님은 피곤하지 않으시며 곤비하지 않으시다.” 또 시편 121:4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지키시는 하나님은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신다.” 그러나 쉼의 본을 보이기 위해 쉬셨습니다. 그렇게 안식일을 제정하셨습니다.

안식일은, 출애굽기 20:10절에 있는대로, 아버지나 아들이나 딸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가축이나 손님도 모두 쉬는 날이었습니다.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는 날이었습니다. 안식일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될 날을 꿈꿨습니다. 모든 일을 멈추고 쉬게 될 그날을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일은 하나님의 저주가 아닙니다. 일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난 후에 벌로 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 이전부터 일이 있었습니다. 동물의 이름을 짓는 것도 일이었고, 에덴동산을 돌보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 이후에 일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명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안식일에 안식의 기쁨을 경험하면서 영원한 안식을 사모했습니다. 그들에게 안식일은 영원한 안식의 그림자였던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일은 복입니다. 일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기 때문입니다. 일을 통해 자기성취를 이룹니다. 만족감과 즐거움을 얻습니다. 입는 옷, 먹는 음식, 사는 집, 타고 다니는 차 등등, 우리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일을 통해 얻습니다. 즉, 일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일은 우리를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규칙적으로 쉬어야 합니다. 버는 것보다 많이 쓰면 파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쉬지 않으면 탈진하게 됩니다. 크리스천은 주일에 쉬면서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재충전을 받아야 합니다.

히브리서 4:9은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영원한 안식을 가리킵니다. 주일을 맞으면서 크리스천은 이 영원한 안식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일을 지키는 것은 영원한 안식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주인으로 모신 사람은 안식일의 정신으로 주일을 지키며 영원한 안식을 생각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안식일의 정신 두번째와 세번째는 다음번에 상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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