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교육위원회, 성경 포함 의무 독서목록 예비 승인

공립학교 모든 학년에 성경 읽기 포함 추진 … 종교 자유 논란 재점화

AI 생성이미지

텍사스주 교육위원회(State Board of Education)가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성경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의무 독서목록을 예비 승인하면서 종교와 교육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독서목록에는 총 13개의 성경 읽기 자료가 포함됐으며,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년에서 최소 한 개 이상의 성경 구절 또는 성경 이야기를 배우도록 구성됐다. 최종 확정될 경우 2030~31학년도부터 텍사스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오스틴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수시간에 걸친 공개 증언 끝에 이뤄졌다.
찬성 측은 성경이 미국 역사와 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교육위원 브랜던 홀(Brandon Hall)은 회의에서 “미국과 텍사스는 오랫동안 기독교 국가이자 기독교 사회였다”며 “기독교가 미국 건국과 법률, 문화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성경 교육이 종교 전파가 아니라 미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측은 특정 종교를 우대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휴스턴의 랍비 조슈아 픽슬러(Joshua Fixler)는 “종교에 대해 가르치는 것(teaching about religion)과 종교를 가르치는 것(teaching religion)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서목록에는 성경 외에 다른 종교의 핵심 경전이 포함되지 않아 정교분리 원칙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오스틴에서는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이 “공립학교 종교 자유의 죽음”을 상징하는 장례식 퍼포먼스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독서목록은 올해 1월 초안과 비교해 300여 개 작품이 삭제되면서 상당히 축소됐다. 어린이 문학 고전인 The Mouse and the Motorcycle도 목록에서 제외됐다. 일부 교육위원들은 교사가 수업 시간에 책 전체를 읽어주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 소속 텍사스 주하원의원 Salman Bhojani는 “히스패닉과 흑인 작가들의 작품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텍사스의 다양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선택적 독서목록”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쟁점은 독서목록이 사실상 King James Version 성경 번역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대교와 가톨릭계 인사들은 특정 개신교 전통 중심의 번역본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종파까지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 측은 킹제임스 성경이 역사적 가치와 문학성이 뛰어나다고 반박했다.

이번 독서목록 논란은 최근 텍사스에서 추진되는 일련의 종교 관련 교육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올해 3월에는 학교별로 기도 또는 종교서적 읽기 시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됐으며, 지난 4월에는 교실 내 십계명 게시를 의무화한 텍사스 법률이 연방항소법원에서 유지됐다. 이후 Ken Paxton 법무장관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일부 학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교육위원회는 이번 주 최종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텍사스 공립학교 교육과정에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최현준 기자 © TCN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