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이야기] 예품교회 | 유인규 목사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은혜였습니다”

열 명의 기도모임에서 시작한 예품교회, 3년 만에 첫 침례·교단 가입

예품교회는 2022년 12월 31일 유인규 목사 가정에 10명이 모인 기도모임에서 시작해 2023년 8월 13일 15명이 첫 주일 예배를 드렸다.

교회 이름은 빌립보서 2장 5절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에서 왔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교회’라는 뜻이다.

■ 먼 길을 돌아 다시 선 자리

유 목사는 열 살 때 목회자가 되겠다고 헌신하고 교회 제자반에서 훈련을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사춘기에 마주한 교회의 민낯이 그 길을 막아섰다. “교회 안의 갈등과 다툼, 목회자의 이중적인 모습들이 청소년기 사고와 충돌했습니다.”

그는 신학대학 대신 아동학과에 진학했고, 대학 시절은 “습관을 따라 주일 예배에 가는 것 이상이 없는 시간”으로 흘러갔다.

졸업을 앞두고는 신앙의 갈등에 마음의 공허함까지 겹쳐 다음 걸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때 찾아간 곳이 한국 예수전도단 훈련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가장 간절하고 진실했던 시간이었고, 그만큼 온전한 회복이 있었습니다.”

회복은 그를 오래 접어 두었던 부르심 앞으로 다시 데려갔다. 이듬해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교회 사역을 시작했고, 중학교 때부터 마음에 품었던 상담 공부를 위해 2011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공용 세탁기를 쓰는 반지하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유학 생활이었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도 얻었지만, 부부 모두 홀로 미국에 와 있어 아이를 맡길 곳도 없이 사역과 일을 병행해야 했다. 일하던 곳에서 공격을 받아 정신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 가고, 두개골에 금이 가는 일도 겪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나 싶습니다. 은혜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닫힌 문 뒤에 열린 문

유학 12년 만인 2023년 8월, 그는 “처음 유학 온 것처럼” 교회를 개척했다. “유학을 시작하며 부모님 신앙의 품을 떠나 홀로 서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개척을 하고 나니 이게 진짜구나 싶었습니다. 예배드릴 건물도, 성도도, 돈도 없었습니다.”

교회는 유 목사의 집을 예배 처소로 삼아 주일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개척 한 달 만에 그곳에서 더는 예배를 드릴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음 주 예배 장소가 없다고 알려야 했던 그 주일, 처음 교회를 찾은 한 성도가 예배 장소를 내어 주었다. 그 뒤로도 문이 닫힐 때마다 다른 문이 열렸다.

수많은 교회에 거절당한 끝에 그해 12월부터는 더 브랜치 교회(The Branch Church)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첫 방문부터 첫 예배를 드린 날까지 하나하나 선명한 사진처럼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필요한 때마다 위로와 공급이 있었습니다.”

주중에는 말씀으로 모이기로 했다. 유튜브에 올리던 5~10분 길이의 묵상 영상은 교회가 하루 한 장 성경 읽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짧은 쇼츠 ‘예품매일말씀’으로 바뀌었다.

유 목사는 “날마다 묵상하고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함께 말씀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 “3년까지는 해 보자”

3년은 개척하며 유 목사 가정이 정한 첫 기한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3년까지는 하자, 하지만 3년이 되었는데도 공동체로서 교회의 모습이 생기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주신 마음과 다음을 다시 고민해 보자고 했습니다.”

한 해가 지날수록 예수님 마음을 품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3년을 채운 올해, 교회는 큰 변화와 기쁨을 맞았다. 8월 9일 3주년 기념 예배에서 첫 침례가 있었고, 30일에는 개척 때부터 기도해 온 교단 가입이 이뤄져 텍사스침례교총회(BGCT)의 일원이 됐다.

1년 동안 기도해 온 주중 예배 공간도 열렸다. 워십 사역 단체 저스트워십(Just Worship)이 루이스빌 시온마트 2층에 있는 자신들의 공간을 나눴다. 지금 이곳에서 주일 오전 11시 ‘예품 이른 예배’와 수요일 오후 2시 ‘예품 라이프 & 신약을 읽다’ 모임이 열린다.

교회는 이제 유스 사역자를 비롯한 동역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유 목사가 꿈꾸는 교회는 이름 그대로다. “예품교회가 예수님 마음이 가물어 아파하는 이들이 와서 따뜻해지고 회복되는 공동체, 하나님의 때에 그 마음을 가지고 떠날 수 있는 선교적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유학 시절이 그랬듯 개척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그에게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광야였다. “여전히 하나님의 돌보심 없이는 바로 앞을 예상할 수 없지만,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은혜였기에 오늘도 그것을 기억하며 내일을 기대합니다.”

예품교회 (텍사스침례교총회 BGCT)
• 주일 예배: 오후 2시 / 3601 Huffines Blvd, Carrollton, TX 75007
• 예품 이른 예배: 주일 오전 11시 / 저스트워십 (시온마트 2층)
• 수요 모임 ‘예품 라이프 & 신약을 읽다’: 오후 2시 / 저스트워십
• 문의: (410) 565-2832
• 이메일: yepumchurch@gmail.com
• 웹사이트: yepum.org

이선지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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