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8 F
Dallas
월요일, 5월 20, 2024

[김진호 목사] “아이컨택트”

김진호 목사달라스
장애인학교(EIS ACADEMY) 교장

한국의 프로그램 중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안 좋은 이유로 인해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서 화해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이컨택트’라는 쇼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작은 공간 안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아서 정해진 시간 동안 좋던 싫던 아이컨택트를 해야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막상 하려면 어렵고 쑥스러운 것이 아이컨택트인데,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마주 앉아서 일정 시간 동안 서로의 눈을 쳐다보는 일이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저는 처음 몇 회는 호기심에 보다가 그 후로는 그 쇼를 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시청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출연자들 간에 일어나는 갈등의 모습을 보니 너무 가슴이 조마조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쇼를 보면서 제가 느낀 한 가지 사실은 어떤 시선은 상대방을 용서하며 회복시키는 ‘살리는 시선’이었던 반면에, 어떤 시선은 상대방을 더 깊은 죄책감과 낙담에 빠지게 하는 ‘정죄의 시선’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죄의 시선보다는 살리는 시선을 좋아하실 것입니다. 

사도행전 3장 4절을 보면 성경 독자들은 한 ‘살리는 시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성전으로 기도하러 올라가던 베드로와 요한의 시선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걸을 수 없었던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한 40대 남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지인들은 그를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미문(Beautiful gate)라는 소위 예루살렘의 번화가에 매일 아침마다 데려다주었습니다. 역사가 요세프스는 “이 문은 화려한 고린도식 건축 양식으로 만들었고, 은으로 도금을 입히고 금을 박은 아름다운 문이라고 묘사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미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주는 그날의 구제금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그 장애인의 유일한 낙은 자신의 옷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동전의 개수를 세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운 좋게도 큰 돈을 받는 날이면, 그는 행복했을 것이고, 혹여나 날씨가 좋지 않아 미문 앞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는 그날의 생계 걱정을 하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살아가던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의 시선을 통해서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뒤에 있는 미문을 장식하기 위해 사용한 은과 금은 우리에게 없지만, 나사렛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라는 말을 생애 처음으로 듣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일이 그에게 일어났다고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첫째, 그의 몸이 고침을 받았습니다.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뛰어 서서 걸으며”<7절>

둘째, 그의 영혼이 회복되었습니다.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하나님을 찬송하니”<8절>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처럼 성전 안에서 예배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전 안으로 들어가며 영혼 깊은 곳에서 부르는 찬송의 기쁨을 맛보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셋째, 그는 제자들과 함께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을 선포하는 자리에 서있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16절>

어찌 보면,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있었던 이 남자는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를 걸어가며, 먹고사는 일에만 시선을 두고 살았던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의 시선이 그 위에 머물자 그는 다른 인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시선을 주고받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전혀 다른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언젠가 달라스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진행자께서 제게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시설’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시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시선’입니다. 인구통계에 따르면 텍사스의 발달장애인은 11.6%라고 합니다. 지역별로는 리차드슨 8.5%, 달라스 9.6%, 프리스코 5.3%, 플래이노 7.8%, 캐롤튼 6.9%, 맥키니 6.6%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현재 10%의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커뮤니티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유심히 보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적지 않은 발달장애인들이 이미 우리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달라스 공동체를 함께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우리의 시선을 맞추는 것입니다. 달라스 교민들께서 그렇게 하신다면, 장애인들의 영혼과 육은 회복이 되어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 이렇게 TCN 창간호에 장애인들에 대해서 알리고 나눌 수 있는 지면을 할애해 주신 DKNET의 시선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TCN이 지역사회에 있는 약하고 소외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살피고 섬기는 일에 귀하께 쓰임 받는 하나님의 복된 시선이 되시길 또한 축복합니다.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