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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5월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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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사모] “이번에는 다를 거야. 그래야만 해”

서정숙 사모 시인 달라스문학회회원

올가을 달라스 단풍의 아름다움은 두 엄지 모두 척! 출근길 조수석에서 감탄을 연발하며 셀카를 찍어댑니다. “예쁘다, 아휴 예뻐. 어찌 이리 곱지, 넌 오크트리인데 완전 은행잎 색이네, 넌 빨간 꽃나무로 변신했잖아!” 우리 집 앞마당도 질세라 목백일홍과 돌배나무잎이 오만가지 색입니다. 초록 잎 사이에 루비 빛 송이가 탐스러운 난디나, 텍사스 세이지 틈에서 까치발로 자라 목을 쑥 빼 올린 해바라기! 빛들의 잔치에 젖어 한참을 앉아있곤 합니다.
지난 두 달을 뇌진탕으로 정신없이 보냈는데 어느새 12월에 접어들자 달라스 사모회 송년모임이 있었습니다. 강승수 목사님께서 주신 말씀 “행복한 사모가 됩시오(살전5:16-18)” 우리 모두 사역자 아내의 길을 선택할 때 이미 다짐했고 그렇게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산전, 수전, 공중전, 까지 겪으며 살아왔지만 주신 말씀의 거울에 다시 비추어 봅니다.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환경을 기쁘게 여기십시오. 기뻐하고 감사하고 살기로 선택하십시오.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께 맡기며 사십시오. …감정의 법칙들 중에 첫째로 무엇이든지 당신의 생각이 머무는 곳이 당신에게 더 중요한 부분이 된다는 관심의 법칙(Law of attention). 둘째로 당신의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교환할 때만 버릴 수 있다는 교환의 법칙(Law of Exchange)”이 큰 울림으로, 다시 메아리 되어 은혜의 잔물결로 번집니다.
긍정적 사고도 훈련을 통해서 발전 시킬 수 있다는 사회심리학자의 말도 있지만 주님 달리신 십자가만 생각한다면 무엇이든 못할까. 기쁘게 할 수 있을 거야 라고 하시던, 살아계신다면 백세가 훨씬 넘으셨을 마목사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잘했든 못했든 열매가 있든 없든 그분의 십자가 아래 내려놓습니다. 나그넷길에서야 못 한 일 생각하면 기죽을 거고 잘한 일 생각하면 교만해질 수 있겠으나 순례자로 사는 삶은 달라야 하겠지요. 남편의 건강 문제로 미국 이민을 택한 우리 가정은 속담의 말대로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듯 했으나 지나고 보니 가족 모두 동급생인 광야학교의 훈련이었습니다.
PRS & 오디오북클럽 가족들. 사역자 아내요 사역자로 24시간을 금쪽처럼 쪼개 쓰는 우리 모임은 순례의 여정에서 만난 신실한 친구들입니다. 먼저 성경말씀 나눈 후 기독서적을 함께 읽으며 5년째 동행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 느낌을 삶에 적용하며 나누며 공감하며 위로하며 기도하며 또 독서 후기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마지막 책은 뉴욕타임즈 아마존 종교부문 베스트셀러 1위인 “성경 속 여성들이 말하다- 성경 속 16명의 여성이 주는 교훈”입니다. 미국 팍스 뉴스 여성 앵커인 저자의 서문 머리글에 필이 꽂혀서 단숨에 훑어 읽었고 모임에 소개했습니다. 코비드 고통의 기간을 보낸 후 사랑하는 할머니 두 분께 이 책을 드린다는 따듯한 저자, 셰넌 브럼.
“이번에는 다를 거야 그래야만 해, … 우리 대부분에게 2020년 이후의 시간은 정말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육체적 뿐만아니라 경제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격리되어 외로웠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도 없었고 이웃과의 교류도 차단되어 공동체와 멀어졌다. … 시련이 한 두 가지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다가왔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소망이 있고, 우리의 피난처가 있다. 성령의 감동하심과 치유하심이 있다.”
언약의 여인들 – 사라와 하갈을 선두로 성경속 16명을 두명씩 초대합니다. 드보라와 야엘-여전사의 이야기 “내가 만일 드보라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아마 나는 그녀를 쫓아 전쟁에 나갔을 것 같다. 거의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드보라는 배짱과 지혜가 두둑한 여성이었고 세기를 걸쳐 수많은 여성의 롤 모델이 되어왔다.” 저자처럼 나도 드보라를 따랐을것 같습니다. 여 선지자로서 전쟁의 선봉장이었던 드보라는 랍비돗의 아내로서 여 예언자로서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렸고 사람들이 재판을 위해 찾아왔습니다. (삿4:4-5) 이렇듯 저자는 성경 전체를 통해 여성들이 중대한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경우를 일일이 찾아 알려줍니다. “여성들은 대범하고 담대했다. 삶의 모든것이 위태로워졌을 때 믿음의 용기를 냈다. 진리와 이성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 속의 이런 여성들을 청년기에 깨닳았더라면 나도 딸을 주시라고 기도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물론 우리는 번역본을 읽고 있지만 내 작은 둥지의 손님들에게도 이 책을 소개했습니다. 천주교 신자를 비롯 여러 사람이 사서 읽고 있습니다. 한 분이 그렇게 강추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기에 코끼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큰 몸, 또? 기둥 같은 다리 또? 부채 같은 귀, 멋진 상아, 또? 글쎄? 하시기에 코끼리의 꼬리까지 볼 수 있도록 성경을 보는 나의 시각을 바꿔준 책이라고 말했더니 코끼리 꼬리 보도록 자기도 사보겠다고 해서 둘이 재미있게 웃었습니다.
1월에는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벽을 뛰어넘다 Leap over a wall”을 읽으며 우리 앞에 어떤 상황이 닥치든 새로 만나지는 순례자의 길, 2024를 완주할 힘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새해! “이번에는 다를 거야 그래야만 해” 부디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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