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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as
목요일, 3월 28, 2024

모든 것이 감사 (무명)

매일 삶 속에서 내게 허락되지 않은 일들로 씨름을 하면 산다. 이것만 허락하시면 하나님이 내 삶에 증거되어 하나님을 더 열심히 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하며 하나님을 향한 반 협박과 간구를 섞어 기도해 보기도 한다.
남편과 점심 식사 후 몇 년 전 부터 동네 걷기를 시작했다.
그것도 생각해 보면 코로나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한편 감사하게도 남편이 자택 근무를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어린 시절에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많은 것들은 어릴 때 감히 상상도 못했던 환경임을 깨닫기도 했다.
이민 1.5세로 자라며 우리 둘 다 넉넉지 못한, 아니 좀 힘들게 살아온 지난 시절에 그저 아파트가 아닌 작더라도 주택에 살 수 있으면, 변변한 자동차라도 한대 있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다.
친구가 들었던 100달러짜리 가방이 어찌나 부럽던지…
결혼하고 나서 신혼 때 남편이 코치 가방을 선물로 사줬을 때 혼자 얼마나 부자가 된 기분으로 들고 다녔던지…
그때 그렇게 하나만 있으면 행복했을 것 같았던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지금엔 그것들로 인해 과연 내가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일단 내게 허락된 것들은 감사보다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오히려 매일 내가 갖지 못한 다른 것들을 매의 눈으로 찾으며 하나님을 향해 반협박과 간구를 해왔다.
내 욕심을 위해서가 아닌 진심으로 기도의 응답을 통해 주위에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들어내 주시라고 기도해 왔다.
그러던 하루, 기도 중에 내게 허락하심으로 하나님을 주위 사람들에게 증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허락하지 않으심으로 인해 내가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기도 가운데 있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
그랬더니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 기도제목들은 더 이상 불평이 아닌 믿음으로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며 허락하지 않으심을 감사함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하나님이 나를 잘 아시겠지만 나 또한 나를 너무도 잘 안다. 삶이 편안하면 편안한 대로 안주하고 하나님을 찾는 일에 얼마나 게을러질지…
참 말 안 듣고 게으를 나를 끝까지 당근과 채찍질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허락하신 것들 그리고 아직 허락하지 않으시는 많은 것들 또한 감사하다. 무엇보다 그것들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의 깨달음이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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