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교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3년간의 정체를 딛고 반등했다. 최근 갤럽(Gallup)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6%가 교회를 ‘매우 신뢰하거나 꽤 신뢰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의미 있는 상승세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교회에 대한 신뢰는 2022년 31%로 하락한 뒤 2023년에도 32% 수준에 머물며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해 왔다. 갤럽은 1973년부터 해당 수치를 매년 추적해왔으며, 당시 교회 신뢰도는 66%였고, 1975년에는 68%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갤럽 조사 외에도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일시적으로 교회 신뢰도가 60%까지 치솟은 사례를 제외하면, 최근의 상승세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폭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교회 신뢰도는 2024년 49%에서 2025년 64%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전반적인 제도권 신뢰가 회복된 흐름과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교회에 대한 신뢰가 22%에서 21%로 소폭 하락했으며, 무당층에서는 28%에서 30%로 소폭 증가했다.
갤럽은 제도에 대한 신뢰가 실제 성과보다 정치적 소속감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대통령직에 대한 신뢰는 73포인트 급등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5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소득 등 여러 인구 통계 집단에서도 신뢰도의 변화가 관찰됐다. 여성 응답자의 교회 신뢰도는 8포인트 상승한 36%로 나타났고, 18에서 37세 사이 젊은 층에서는 26%에서 32%로 6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38에서 54세 사이 응답자는 31%로 3포인트 상승, 55세 이상은 39%에서 42%로 증가했다.
인종별로는 흑인(31%)과 히스패닉계(33%)가 백인(37%)에 비해 낮은 신뢰도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모두 소폭 상승했다. 전체 비백인 응답자의 신뢰도는 지난해 30%였다.
학력과 소득 수준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대졸 미만 응답자 중 일부 대학 교육을 받은 집단은 11포인트 상승해 36%에 도달했고,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은 31%에서 39%로 상승했다. 고소득층(10만 달러 이상)도 29%에서 36%로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회는 전체 신뢰도 순위에서 중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기관은 소기업(70%), 군대(62%), 과학계(61%)였다. 교회는 경찰(45%), 고등교육(42%), 의료계(32%)와 함께 중위권을 형성했다.
한편 교회보다 신뢰도가 낮은 기관으로는 대통령직(30%), 은행(30%), 공립학교(29%), 연방대법원(27%), 빅테크 기업(24%) 등이 있다. 언론(신문 17%, TV뉴스 11%), 형사사법 제도(17%), 대기업(15%), 의회(10%)는 최하위권에 속했다.
갤럽의 메건 브레넌(Megan Brenan)은 “정치적 소속에 따라 제도에 대한 신뢰는 쉽게 변한다”며 “집권 정당에 따라 지지자들의 신뢰는 빠르게 회복되지만, 반대편 지지자들의 신뢰는 동시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갤럽이 조사한 14개 주요 제도에 대한 전체 평균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5년 조사에서도 전체 미국인의 평균 신뢰도는 28%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출처: 미주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