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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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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In God We Trust

텍사스로 이주하는 크리스천들 ‘보수적이지만 신앙적으로 자유로운 곳 찾아’

‘Be Gentle with the Dog, Dear’(다정한 친구), ‘Panda & Polar Bear’(판다랑 북극곰이랑) 등의 동화책을 발간한 동화작가 매튜 J. 백은 40년간 거주했던 메릴랜드를 떠나 텍사스로 이주했다.
그는 달라스로 이주한 이유로 자녀 교육과 신앙적인 문제를 꼽았다.
백 작가는 “메릴랜드에서 거주하던 지역이 너무 진보적인 부분이 많았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동성애 및 젠더 문제,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 사용 등의 이슈가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강제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했다. 당시 중학생이던 딸이 너무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교육을 강제적으로 받는다면 차라리 보수적이지만 자기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달라스가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달라스가 신앙적으로도 더 자유로운 것으로 판단해 이주를 결정했다고 그는 전했다.
텍사스로 이주한 크리스천들 중 백 작가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만큼 텍사스는 신앙을 지키기에 보수적이며 기독교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텍사스 주의회는 2021년 학교가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In God We Trust)’라고 적힌 표지판 전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최근 텍사스에는 △ 공립학교의 모든 교실에 십계명 게시(SB 1515) △ 공립학교 채플린 허용(SB763) 등의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고 △ 학내 DEI 폐지안(SB17) △ 미성년 성전환 수술 및 치료 금지(SB14) 법안은 2024년 1월과 올해 9월 1일 각각 시행된다.

◈ 십계명 전시
공화당 필 킹(Phil King)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SB 1515)은 공립 초등학교 및 중학교 교실마다 십계명 포스터 부착을 의무화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십계명은 최소 16 x 20인치의 내구성 있는 포스터 또는 액자에 사본으로 전시돼야 하며 교실 어디서든 평균 시력을 가진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크기와 글씨체여야 한다.
또한 공립학교는 십계명 전시물에 대한 기부금을 반드시 수락해야 하며 초과된 기부금은 다른 학교에 제공해야 하고 십계명 포스터 제작을 위해 공공 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
킹 의원은 “텍사스 전역의 학생들에게 미국과 주 법의 근본적인 토대인 십계명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한다”며 “종교의 자유는 미국 건국의 기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법안의 제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6월 미연방대법원의 ‘케네디 대 브레머턴 학군’(Kennedy v. Bremerton School District) 판결로 인해 이 법안이 실현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5년 경기장에서 공개적으로 기도했다가 해임된 워싱턴주 브레머튼 고등학교((Bremerton High School) 풋볼 코치인 조 케네디(Joe Kennedy)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승소한 뒤 올해 3월 복직됐다.
킹 의원은 “지난 1980년 대법원은 학교 벽면에 십계명을 부착하는 것이 국교분리 원칙에 위반한다고 판결했지만 이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 교목(校牧) 허용
텍사스주 의회는 공립학교에서 카운슬러 외의 교목을 채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콜 헤프너(Cole Hefner) 하원의원은 달라스 모닝뉴스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법안은 정신 건강 문제 및 기타 위기 대처를 위해 교육구에 우리가 도구 상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각 학교에서 교목 채용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고 성범죄자가 교목으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함은 물론이고 모든 지원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한다.
텍사스는 학교 내 자격을 갖춘 학교 정신 건강

전문가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카운슬러 한 명당 학생수가 392대 1이다. 이는 미국 학교카운슬러협회(American School Counselor Association)의 카운슬러 한 명당 학생 수 250명을 권장하는 비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공립학교 내 교목을 고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정신 건강 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판적인 사람들은 공립학교에서의 기독교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미 학교교목협회(National School Chaplain Association) 록키 말로이(Rocky Malloy) 대표는 “이 법안이 학교 안전을 높이고 학생들의 종교적 신념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10월 16일 케네디 코치가 풋볼 경기 후 학생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 DEI 폐지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Diversity, Equity, Inclusion, 이하 DEI) 폐지안으로 공립 대학에서 인종, 성별 또는 기타 보호된 특성에 근거한 고용을 권장하는 프로그램 및 사무소가 사라진다.
이 법안은 2024년 1월부터 DEI 정책 사무소의 설립 및 유지와 세금 지원을 받는 학교에서 의무화된 DEI 교육을 전면 금지함과 동시에 인종, 성별, 피부색 또는 민족 출신에 따라 사람들에게 다른 대우를 제공하는 사무소 일체 또는 정책부터 프로그램 및 활동에 이르는 다양한 관행이 포함된다.
지난 2월 그렉 애봇(Greg Abbott) 주지사는 주정부 기관에 고용 관행에서 DEI 주도권(DEI initiatives)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며 이러한 관행이 “연방 및 주 고용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애봇 주지사는 성명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이라는 무해하게 들리는 개념은 분명히 일부 인구 통계 진영이 선호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다른 진영에 손해를 입히도록 조작됐다”고 언급했다.

◈ 미성년 성전환 수술 및 치료 금지
라스무센 리포트(Rasmussen Reports)가 지난 1일 성인 1천116명 대상으로 ‘LGBT 이념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학교 관계자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학생들의 성적 지향과 정체성에 대해 상담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해도 된다’는 26%, ‘모르겠다’는 14%였다.
또 미국인의 과반수(62%)는 유방 절제술 및 거세와 같은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신체 절단 수술을 금지하는 주법에 찬성했다.
청소년 성전환 수술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로 현재 19개 주에서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 자체 또는 일부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텍사스도 이에 합류하게 된다.
지난 2일 애봇 주시사는 사춘기 차단제나 호르몬 등을 이용한 화학적 거세 또는 유방 절제술 금지를 골자로 한 법안(SB14)에 서명했고 해당 법안은 오는 9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주의 의료이사회가 어린이에게 호르몬 및 사춘기 차단제 약물이나 수술을 제공하는 모든 의사들의 면허를 취소하고 이러한 절차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CP에 따르면 해당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도나 캠벨(Donna Campbell) 상원의원은 “의료계에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규제할 수 없는 때가 온다면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성적 혼란을 겪는 아이들에겐 돌이킬 수 없는 의학적 개입이 아닌 상담과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말했다.
기독교 단체인 가족정책연합(Family Policy Alliance) 어텀 레바(Autumn Leva) 전략 수석 부사장은 “텍사스는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을 금지하는 데 명확한 메시지를 표했다. 텍사스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신중하게 생각한다”며 법안을 지지했다.
잇따르는 친기독교적 법안들에 한인 크리스천들도 반색하며 조속한 법안의 실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성도는 “어느 순간부터 동성애를 인정하는 문화가 당연시 여겨졌다. 하나님의 순리를 인간의 의지로 바꾸려는 것인데 텍사스의 법안들이 급격한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걸어준다고 생각한다. 체계적인 법안이 마련돼 역차별을 받게 되지 않기 바라고 의료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진영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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