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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월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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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공립학교 ‘십계명 게시법’, 잇따른 위헌 소송 … 연방법원 제동

교회와 국가의 분리 원칙 둘러싼 헌법 논쟁,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

사진출처:shutterstock

텍사스주가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The Ten Commandments)을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한 법을 둘러싸고 거센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렉 애봇 주지사가 지난해 6월 서명한 이 법은 시행 직후부터 헌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으며, 현재까지 최소 4건의 연방 소송이 제기됐다.
연방법원 판사 2명은 최근 판결을 통해 총 25개 텍사스 학군에서 해당 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반면 텍사스 주정부와 보수 진영은 “십계명은 미국 역사와 가치에 깊이 뿌리내린 유산”이라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번 사안은 연방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법안은 SB 10이다. SB 10은 모든 텍사스 공립학교 교실에 내구성 있는 액자 또는 프레임 형태의 십계명을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크기는 가로 16인치, 세로 20인치 이상이어야 하며, 교실 어디에서나 평균 시력의 학생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민간 기부로 제공된 포스터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자체 예산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의무는 아니다. 법안은 십계명을 수업에 포함하거나 토론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지만, 게시 자체가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반대 측에는 ACLU of Texas와 다종교·무종교 가정들이 중심에 서 있다. 이들은 해당 법이 미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정교 분리 원칙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텍사스 법무장관 Ken Paxton은 “십계명은 미국의 법과 문화, 도덕적 토대와 분리할 수 없는 요소”라며, 법을 따르지 않는 학군에 대해 소송까지 제기했다.
지난 8월,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텍사스 서부 연방법원의 Fred Biery 판사는 플래이노, 오스틴, 휴스턴 ISD 등 11개 학군에서 십계명 게시를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는 판결문에서 “이 법은 특정 종교, 특히 기독교 교파를 공식적으로 우대하며, 단순한 노출을 넘어 학생들에게 종교적 압박(coercion)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월에는 같은 법원의 Orlando Garcia 판사가 포트워스, 알링턴, 프리스코, 매키니 ISD 등 14개 학군에 대해서도 동일한 판단을 내리며, “정교 분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Paxton 법무장관은 소송에 연루되지 않은 모든 학군에 즉각 게시를 명령했고, 이를 따르지 않은 라운드록, 리앤더, 갤버스턴 ISD를 상대로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18개 다종교·무종교 가정은 텍사스 전역의 모든 공립학교에서 십계명 게시를 금지해 달라는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확대했다.
현재 25개 학군에서는 법원 명령에 따라 십계명 게시가 중단된 상태다. 이 사건은 제5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루이지애나 유사 법안 사건과 함께 오는 2026년 1월 20일 심리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결국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법원은 1980년 켄터키주의 십계명 게시 의무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바 있지만, 2022년에는 고교 미식축구 코치의 경기 후 기도를 징계할 수 없다고 판결하며 종교 표현에 보다 우호적인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법 해석을 넘어, 공립교육의 중립성, 종교의 공적 역할, 그리고 다양한 신앙을 가진 학생들의 권리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신앙의 전통을 지키려는 움직임과 헌법적 가치 사이에서, 텍사스는 다시 한 번 미국 사회의 중심 무대에 서게 됐다.
TCN 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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