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스 침례대학교 신학대학 부학장 겸 기독교교육학 교수 재임
많은 크리스천들이 존경하는 마틴 로이드존스(David Martyn Lloyd-Jones, 1899-1981)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설교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힙니다. 웨일스 출신인 그는 본래 의학을 전공하여 의사로 촉망받는 길을 걷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의학계를 떠나 목회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1939년부터 1968년까지 그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목회자로 사역하며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와 설교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로이드존스는 성경을 한 절씩 해설하는 강해 설교와 함께, 개혁주의 신학에 뿌리내린 철저한 성경 중심주의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성경의 권위, 인간의 거듭남, 그리고 성령의 사역을 강조하면서, 복음의 본질이 흐려지거나 인간적인 방법론으로 대체되는 것을 강하게 경계했습니다. 그의 설교와 저서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읽히며, 신학생과 목회자들에게 깊은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목회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자주 언급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설교와 설교자(Preaching and Preachers)에서 이 주제는 반복적으로 강조됩니다. 로이드존스의 확신은 한 가지였습니다. 목회와 설교는 인간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목회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다섯 가지를 경고했는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지침으로 다가옵니다.
1. 소명 없이 강단에 서지 말라
로이드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설교자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람이어야 하며, 이 부르심에 대한 확신 없이는 강단에 서면 안 된다.” 목회는 직업 선택의 문제나 개인적 야망의 결과가 아닙니다. 단순히 교회 일이 좋아 보이거나, 사람을 돕고 싶다는 감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외부의 권유나 압력 때문에 목회에 임해서도 안됩니다. 목회는 하나님의 주권적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소명이 분명하지 않은 사람은 강단에 서서는 안 됩니다. 소명이 없는 목회는 결국 지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 사람의 환심을 사려 하지 말라
그는 또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사람의 환심을 사려는 자는 결코 하나님의 종이 될 수 없다.” 목회자는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인기를 얻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강단은 결코 엔터테인먼트 무대가 될 수 없습니다. 웃음이나 재미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태도는 말씀의 권위를 손상시킵니다. 진정한 목회자는 청중의 반응보다 하나님의 진리를 충실히 선포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설교를 이야기나 유머 등, 감성적인 요소로 채우는 것은 말씀의 권위를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3. 세속적 방법론에 의존하지 말라
로이드존스는 또한 인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영적 문제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오직 복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목회자가 세속 심리학, 사회학, 마케팅, 대중문화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교회는 복음의 능력을 잃고 세상의 기관으로 전락합니다. 교회를 치유 센터로 전락시키는 것은 복음의 능력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만이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문적 도구가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는 있지만, 복음과 말씀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는 반드시 성경과 성령의 능력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4. 진리를 왜곡하거나 타협하지 말라
그는 목회자들이 복음을 현대인에게 맞추기 위해 희석하거나 조정하려는 태도를 경고했습니다. “설교자는 성경의 메시지를 왜곡하지 말고, 그 의미를 온전히 전달해야 한다.” 성경은 단순한 도덕 교과서나 인생 지침서가 아닙니다. 말씀을 단지 삶의 조언이나 도덕 교육처럼 사용하는 것은 설교가 아닙니다. 성경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대로 선포되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진리를 타협하는 순간, 복음의 능력은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신학적 자유주의나 성경적 진리를 부정하는 교단과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습니다.
5. 성령 의존을 잃지 말라
마지막으로 로이드존스는 설교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진정한 설교는 설교자도, 청중도 조종할 수 없는 성령의 역사 속에서 나온다.” 목회자는 철저히 기도와 성령의 도우심에 의존해야 하며, 단순한 기술이나 지식 전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준비는 필요하지만,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설교는 지적인 전달이나 연설이 아니라 성령의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이 다섯 가지 경고는 단지 로이드존스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성경이 강조하는 목회자의 본질과 설교 사역의 핵심을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성장 전략, 대중 친화적 접근, 기술 중심 설교에 치우쳐 있을 때, 로이드존스의 메시지는 여전히 시대를 초월하는 도전이 됩니다. 목회자는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교회조직을 성공시키는 관리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종입니다. 따라서 그의 경고는 신학생과 목회자 모두가 깊이 새기고 붙들어야 할 지침입니다.
결론적으로, 목회자는 주님 앞에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합니다. 성도의 칭찬이나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성도들을 주님의 종으로서 대해야 합니다. 설교는 성도들이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