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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월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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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목사] 하나님이 일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상철 목사 세상의빛교회 담임

20년 전, 일본 선교사로 가기 위해 준비하며 기도하던 때에 우리는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했다. 선교훈련원에서 머물 숙소를 무려 절반 가격에 렌트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몇 달 동안 거의 모이지 않던 선교비가 단 3주 만에 채워지는 하나님의 놀라운 공급하심을 경험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능력으로 역사하시는구나, 일본 땅에서 우리를 통해 큰일을 이루시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선교훈련을 마친 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왔다. 독도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비자 발급이 갑자기 느려지기 시작했다. 일본으로 바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에서 비자를 기다리며 세 달을 보내야 했다.
그 시간 동안 간절히 기도했지만, 비자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곳도 없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을 떠돌며 지내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전까지만 해도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며 가슴이 뜨거웠고 자신감이 충만했는데, 그때는 하나님이 침묵하시고, 나를 통해 일하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홍해의 기적을 경험하며 기쁨과 흥분에 가득 찼던 이스라엘 백성이 수르 광야에서 단 3일 만에 목이 마르자 하나님께서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 것처럼 느꼈던 것과 같았다(출 15:22-24).
결국 비자는 석 달 후에 나왔고, 우리 가족은 무사히 일본 선교사로 파송되어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다. 그때 깨달은 것은, 우리가 느끼기에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하고 계셨다는 사실이었다.
그 시기에 한국에서 보낸 석 달은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한국말을 거의 못했던 아이들이 지금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은 이 시간을 통해 자신감을 넘어 교만했던 나를 겸손하게 훈련시키셨고, 열매 맺기 어려운 일본 선교를 앞두고 기다림과 인내를 배우게 하셨다.
기다림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의 때에 이루려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시고, 하나님의 타이밍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다는 것을 배우게 하신다. 하나님이 나의 삶과 사역 가운데 일하지 않으시고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시며 우리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요셉도 그러했다. 요셉은 형들의 손에 노예로 팔려갔을 때(창 37), 보디발의 아내가 씌운 누명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창 39),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하지 않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셉과 함께하셨고, 그 상황 가운데서 요셉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준비하셨다. 하나님의 때에 요셉을 애굽의 총리로 세우시고(창 41), 요셉을 통해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셨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먼저 하나님 앞에 나아가 고백하며 회개할 죄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만약 죄를 품고 있지 않음에도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의 감정일 뿐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40년간 광야를 헤매는 동안에도 하나님은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그들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셨다(출 13장). 또한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을 양식을 공급하셨다(출 16장).
사탄은 우리가 믿음으로 살지 못하고 감정에 속도록 만든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 하여 두려움과 좌절감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하고 있다고 느낄 때에도 여전히 일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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