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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월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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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공동체를 위해 중보하는 믿음의 웰에이징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중보 기도(Intercessory Prayer)는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특정한 상황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말한다. 라틴어 어원으로 보면 중보는 ‘당사자 사이에 들어가 누군가를 대변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것을 한자로 ‘가운데서 보증한다’는 뜻의 글자로 중보(中保)로 쓰고 있다. 뜻을 풀어보자면 ‘하나님과 어떤 사람 사이에 들어가 그 사람의 대변자가 되어 그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다른 이들의 구원과 치유 그리고 안녕과 행복 등을 하나님께 간구하는 영적인 사랑과 헌신을 실천하는 아주 값진 사역이라고 하겠다.
디모데전서 2장은 중보기도의 필요와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딤전 2:1-2). 여기서 ‘도고(禱告)’라는 단어가 ‘기도로 알린다’는 의미인데 중보 기도와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말씀을 보면 결국 중보기도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고 명하고 있고 그 기도를 통해 기도의 대상자들만이 아니라 ‘우리’가 즉 ‘공동체 전체’가 평안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웰에이징의 여정을 향해가는 인생 후반기의 크리스천들에게 있어서 중보기도는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0대 후반 혹은 60대 초반이 되면 자녀들을 양육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는 시간이 된다. 사실 젊어서는 가족들 돌보기에 정신이 없다. 그러니 이웃을 돌아보거나 국가적인 이슈들 혹은 기후 변화나 환경 오염 문제 또는 국가 간의 전쟁과 같은 지구촌 수준의 갈등에 대해서는 마음을 둘만한 여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족 부양의 짐을 덜었다면 ‘나’라고 하는 담장을 뛰어 넘어 이웃과 사회와 국가 및 세계를 향해 시야를 넓혀 그들을 위해 중보할 때라고 생각한다.
창세기 18장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서술하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하나님께서 살펴보시고 심판하시겠다고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다. 이에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다시 한번 재고해 주시기를 청한다. 이유는 그곳에도 의롭게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의인과 악인을 함께 멸하시는 것은 하나님께 누가 될 것이라는 간청이었다. 이런 청원을 수차례 드리고 결국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에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의인이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간청을 거두게 된다. 이 장면이 소돔과 고모라를 위한 아브라함의 중보기도로 해석된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니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들에 대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를 위한 중보자의 자리에 들어간 것이다. 아브라함의 나이 99세 때의 일이다.
필자는 목회 현장에서 중보기도회를 시니어 사역 가운데 아주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다. 매주 목요일 오전에 모여 말씀을 나누고 찬양하며 교회가 위치한 도시를 위해, 국가를 위해 그리고 매주 일어난 사건과 사고를 위해 중보하였다. 중보기도는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집중력을 갖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중보 제목마다 관심과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 제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환경 보전 문제를 소홀히 하면 우리의 일상 가운데 어떤 피해가 현실로 다가 오는지,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이 겪어야 할 재앙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그럴 때 진심으로 중보하는 기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보기도회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매주 모여 중보함으로써 참가자 모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공감의 접점들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이렇게 큰 기도제목을 놓고 중보하여도 하나님께서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반응하신다는 사실이었다. 북한에 억류된 목사님의 석방을 위해 2년을 기도하였다. 그런데 정말 그 목사님이 자유의 몸이 되어 본국으로 환송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좀 지나 그 목사님을 체코에서 열린 세미나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중보를 들어주셨음을 확인시켜 주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보를 통해 나라의 정책까지도 바뀌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였고, 특히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 쌓이자 지역 경찰과 시청 그리고 소방서로부터 행사 초청을 받거나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중보를 듣고 계신다는 증거였다. 믿음 가운데 웰에이징을 향해 걸어가는 인생 후반전의 크리스천들의 시야가 넓혀지면 좋겠다. 모든 교회가 연합으로 드리는 중보기도회가 매년 한 차례 열리기를 소망해본다. 우리 모두 세상을 품는 인생후반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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