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이야기는 MSG가 너무 많이 들어갔네요!”
요즘 TV 예능이나 토크쇼에서 흔히 듣는 표현입니다. 재미를 위해 과장된 이야기나 꾸며낸 장면에 대해 “MSG를 너무 넣었다”라는 말은, 사실을 넘어선 연출이 지나치다는 말입니다.
MSG(Monosodium Glutamate), 즉 ‘글루탐산나트륨’은 식품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미료입니다.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며, FDA(미국 식품의약청)에서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식품 성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부작용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적당히 사용되면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유용한 조미료이기도 하죠.
그런데 왜 이 글의 첫머리를 조미료 이야기로 시작했을까요? 저는 음식 전문가도, 식품 회사와 관련된 사람도 아닌 단지 한 명의 목사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민교회의 성도들의 삶을 바라볼 때, 마치 이 MSG와 같은 ‘신앙생활에 조미료’가 많아도 너무 많아져 믿음의 본질이 가려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MSG의 맛에 길들어 MSG 없이는 맛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MSG의 문제는 그 자체가 아니라, “지나친 사용”에 있는 것입니다.
음식의 맛을 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요리사의 바람이지만 지나치면 그 열정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음식의 참맛을 잃게 만들고 뒤끝이 안 좋아 처음에는 좋다고 소문이 날지 모르지만 오히려 손님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래서 맛집이라 소문난 식당이 오래가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봅니다.
한마디로 MSG는 조연이어야지 주연이 되어선 안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때로는 보조적인 요소들이 너무 강조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 그리고 성령님의 교통하심이라는 본질이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감정적인 분위기, 멋진 무대 조명, 화려한 영상, 감동적인 이야기, 재미있는 설교 예화 등은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좋은 “조미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신앙의 중심이 된다면, 예수님은 중심에서 밀려나고, 감정이나 경험이 주도하는 신앙이 되어버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또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
우리의 신앙의 중심이자 예배의 본질은 예수님이십니다. 푯대 되신 주님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결국 배가 산으로 가는 비상식적인 신앙생활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분을 잃어버린 채 분위기나 감정, 외적 요소들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 어느 순간에 말씀은 마음에 남지 않고 재미있는 예화만 남는 속 빈 강정 같은 신앙이 되고 맙니다.
사람을 기쁘게 할 것인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인가? 오늘날 많은 크리스천이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신앙생활의 양념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찬양도, 설교도, 심지어 봉사도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평가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 결과, 진실한 예배보다 감동적인 퍼포먼스, 순결한 헌신보다 화려한 외형을 추구하게 되기도 합니다.하지만 바울은 갈라디아서 1장 10절에서 분명하게 말합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을 기쁘게 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 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우리가 우리의 믿음과 신앙생활의 중심을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입니다.
우리는 사람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미소를 더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신앙에도 ‘적당한 MSG’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생활이 늘 무미건조하고, 엄숙하고, 딱딱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웃음도 필요하고, 기쁨도 필요하고, 감동도 필요합니다. 예화도 좋고, 찬양의 분위기도 좋습니다. 다만 그것들이 본질을 도와주는 역할이지 본질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신앙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의 십자가, 그분의 부활, 그분의 말씀, 그리고 재림에 대한 약속, 오직 예수님을 향하여.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하고 감사하고 감격하며 예배하는 것이 우리의 본질적인 신앙생활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MSG 없이도 힘써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듯, 세상적인 MSG 없이도 예수님과 함께하는 온전한 믿음과 진실된 신앙생활로 충분히 깊고 풍성한 맛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의 신앙생활에 MSG가 너무 많지는 않습니까? 본질을 흐리는 조미료는 줄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중심에 모셔야 할 때입니다.
MSG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신앙은 송이 꿀보다 달디단 말씀에 뿌리를 내린 삶이요,
예수 십자가의 보혈을 의지하여 회개하고 다시 도전하는 삶이요. 주님 한 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는 신앙입니다. 이런 온전하고 건강한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믿음의 삶을 함께 걸어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