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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3월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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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지나치는 이들 곁으로 …

텍사스 카운티 병원에서 펼쳐지는 한국인 채플린의 ‘긍휼 사역’

JPS 병원에서 채플린으로 섬기고 있는 동력자들

텍사스 포트워스에 위치한 공립 병원 John Peter Smith Hospital(JPS). 이곳 병실 한켠에는 의료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환자 곁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병원 채플린(Hospital Chaplain)이다.
한인 사회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직분은 단순한 종교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질병과 죽음의 경계에서 환자와 가족들의 정서적·영적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영적 동반자’의 역할을 감당한다.
JPS는 태런 카운티를 대표하는 공공 병원으로, 이른바 ‘Community Safety Net(지역 안전망)’ 기능을 수행한다.

민간 의료 시스템 접근이 어려운 저소득층, 무보험 환자, 이민자, 난민, 노숙인, 정신질환 환자 등이 주요 진료 대상이다.
이들은 단순히 육체적 질병만이 아니라 외로움, 트라우마, 중독,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채플린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과 상실의 감정을 함께 나누며,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병원 관계자들은 “채플린은 치료의 한 축으로서 환자의 전인적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JPS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JPS Connection: 무보험 환자를 위한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Street Medicine Program: 의료진이 거리와 노숙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진료, Medical Respite Program: 퇴원 후 갈 곳 없는 노숙 환자를 위한 회복 시설 제공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의료 서비스를 넘어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인 채플린 김혜원 전도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김 전도사는 남편과 함께 13년간 북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 사역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마쳤다. 현재는 같은 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JPS 병원에서 채플린으로 섬기고 있다.

김 전도사는 “병원은 또 하나의 선교지”라며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곧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인 및 아시아계 환자들에게 문화적·언어적 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민자 환자들은 질병과 함께 언어 장벽, 문화적 낯섦, 가족 부재로 인한 고립감을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다. 김 전도사는 “한국어로 마음을 나누는 순간, 환자들이 그동안 억눌러온 감정을 비로소 표현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전했다.

짧은 기도와 대화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하나님이 자신을 기억하고 계신다’는 확신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김 전도사는 채플린 사역의 핵심을 ‘공감’으로 정의한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고통 속으로 직접 들어오신 것처럼, 채플린 사역 역시 고통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은 인간의 연약함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그러나 동시에 신앙이 가장 깊이 체험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텍사스 포트워스에 위치한 공립 병원 John Peter Smith Hospital(JPS)

지니 배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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