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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7월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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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기도로, 다시 공동체가 일어섭니다”

텍사스 대홍수 이후 교회 예배 현장

7월 초 발생한 중부 텍사스 대홍수는 자연재해의 참혹함뿐 아니라, 공동체의 회복력을 시험하는 시간이었다. 최소 129명의 사망자와 170명 이상 실종자, 그리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텍사스의 지역 교회들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영적·정서적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슬픔이 머문 자리, 예배로 채우다
지난 7월 13일 주일, 커빌(Kerrville)에 위치한 세인트 피터스 성공회 교회에서는 평소보다 적은 수의 신자들이 예배당에 모였다.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또다시 스마트폰에서 울려 퍼진 홍수 경보 알람은 교인들의 불안을 자극했지만, 벗 바에츠(Bert Baetz) 목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신자들을 다독이며 “여러분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치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회는 이번 홍수로 희생된 8세 소녀 레니 스마이스트라의 장례를 하루 전에 치른 참이었다. 바에츠 목사는 “예배는 희망과 치유의 자리이지만, 이번 회복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애도의 마음을 나눴다.


◈신앙 기반 구호단체들의 현장 사역
현장에서는 구세군(Salvation Army)과 같은 신앙 기반 단체들이 구호 활동의 최전선에 섰다. 4대의 이동식 주방을 통해 6,000인분 식사와 34,000잔의 음료, 그리고 청소 및 위생 키트 2,400세트 이상이 배포되었다.
정서·영적 돌봄팀은 구조대원과 유족,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위로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에 파견된 제니퍼 필립스(Jennifer Phillips) 구세군 담당관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단지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들을 기억하고 계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전합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신앙의 연대
전국 각지에서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케르빌 지역으로 모여들었다. 휴스턴에서 4시간 운전해 왔다는 제임스 휠러 씨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세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에 인간성과 믿음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 교회, 물리적 벽을 넘어선 공동체의 중심으로
이번 대홍수는 교회를 단지 ‘예배의 장소’로 보지 않게 했다. 눈물과 기도, 빵과 물, 위로와 연대가 한 공간 안에서 어우러지며,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세인트 피터스 교회 앞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120여 개의 나무 십자가가 임시로 세워졌다. 그 앞에 놓인 꽃다발과 메시지에는, 이름 모를 이들의 눈물이 스며 있다.


◈“믿음으로, 다시 서는 중입니다”
이번 재난은 물리적인 피해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 흔들었다. 그러나 그 마음의 균열을 메우고 있는 것은 예배당의 기도, 자원봉사자의 손길,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이다.
텍사스의 교회들은 지금, 말없이 그러나 단단하게 지역 공동체를 붙들고 있다.

TCN 보도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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