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보 목사가 『너의 길을 멈추지 마라』(CLC, 2021)에 이어 『거침없는 인도하심』(목양, 2024)을 펴냈다. 큰나무교회 담임목사이자 내러티브 설교 연구소 소장인 김 목사는 내러티브 설교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말씀으로 ‘여호수아’로 택했다. 김 목사는 “여호수아의 핵심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을 때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본보기”라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문제가 하나님 앞에서 드러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해결되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편집자주>
Q. 설교집을 발간하게 된 동기
얼마 전 내러티브 설교 세미나 강의 후에 기독일보에서 내러티브 설교문을 기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 여호수아 설교를 보냈다. 짧은 칼럼은 읽어도 긴 설교문은 잘 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보내면서도 누가 이런 긴 설교문을 읽을까 부정적인 마음이 많았다. 그런데 설교문을 기고하고 난 뒤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내가 기고한 설교문이 매주 100회가 넘게 공유가 되기 시작했다. 읽는 것을 넘어 참고하기 위해서 설교문을 가져간다는 이야기다. 이때 매주 설교를 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현실적인 필요를 절감하게 됐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는 설교자들에게 내러티브로 성경 본문을 보는 눈을 열어주고, 설교를 좀 더 깊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성도들과 교회들에게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중에 내러티브 강의는 많은데 실제적인 샘플이 별로 없는 것을 고민하는 목회자를 돕기 위해서 책을 집필했다. 그리고 설교의 홍수 속에서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시길 바라는, 말씀을 사랑하는 성도들을 위해서 집필했다. 성도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그러나 가볍지 않는 설교를 읽으면서 성경이 얼마나 깊고 오묘한 맛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Q. 내러티브 설교란
내러티브는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플롯(Plot)을 포함하고 있는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 특정한 의도와 장치가 녹아 있다는 말이다. 설교에서는 내러티브를 성경의 언어로 본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말씀하신 방식이 내러티브다. 하나님이 대언자들(선지자, 성경을 기록한 사람들)을 통해서 자기 백성에게 말씀하실 때, 그 시대의 특별한 문화, 상황, 사건, 인물, 배경, 내용 등이 존재한다.
성경 곳곳에는 하나님이 성경의 인물을 만나시고, 말씀하시고, 힘을 주시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인생의 고난을 이겼다. 하나님과의 만남은 위로가 됐고, 사랑이 됐고, 힘이 됐다. 살아있는 생생한 스토리가 됐다. 이 스토리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듣는 이들에게 하나님을 만나게 해줬다. 이야기가 들려질 때 귀가 울리고, 가슴이 뛰고, 현실을 박차고 일어나게 했다.
그런데 성경이 문자로 기록되면서 생동감과 감동이 문자 안에 갇혀 버렸다. 문자를 쪼개고 파헤쳐서 앙상한 뼈만 남았다. 더 이상 하나님의 따뜻한 음성, 사랑의 음성, 힘내라고 외치는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설교자의 생각, 어느 책에서 이야기, 삶을 사는 법을 위한 참고 자료로 전락하고 있다.
내러티브 설교는 그 이야기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문자화된 성경의 행간을 읽고, 글자 속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의도를 찾고, 그 당시 성경들이 인물들이 들었던 그 생동감으로 다시 되찾는 것이다. 하나님의 따뜻한 외침, 격려, 호통, 간절한 아버지의 마음의 소리를 찾아야 한다.
Q. ‘거침없는 인도하심’의 의미
여호수아서는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위대한 지도자였던 모세를 잃고 새롭게 지도자가 된 신참내기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서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는 이야기다. 하나님은 경험도 없고 능력도 없어서 두려워 떨고 있는 여호수아의 손을 붙잡고 거침없이 인도해 가신다. 요단강으로 몰아넣으시고, 여리고 앞에 서게 하시고, 거대한 가나안 부족 앞에 서게 하시면서 인도하셨다. 그 앞에 요단강은 갈라졌고, 여리고 성은 무너졌다. 태양까지 멈춰 섰다. 우리의 모습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우리 인생을 인도해 가시는데 단 하나의 거침도 없이 인도하신다는 의미이다.
Q.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
여호수아는 과거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만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겪는 문제와 사건을 이길 수 있는 영적인 원리가 담긴 책이다. 우리 삶의 현장에도 복음으로 이겨야 할 7개 부족과 31명의 왕들이 존재한다. 우리 인생, 가정, 삶의 터전에서 끊임없이 싸워 이겨야 하는 문제와 사건들이 있다. 이런 문제와 사건에서 이기려면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원리를 따라서 싸워야 한다. 여호수아서 설교를 읽는 동안 독자들의 문제가 하나님 앞에서 드러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해결되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
김진영 기자 © T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