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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3월 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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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정 교수] 하나님의 프러포즈 “God’s Divine Proposal”

김성정 교수 센트럴신학대학원 예배학과 교수 (겸임) ACE 선교 교육 영역 코디네이터

신실한 크리스천이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 조직 전략 교수인 윤정구 박사의 저서 『황금 수도꼭지』에 보면 이런 유럽 만화 내용이 나옵니다.
한 바이킹이 신기한 물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틀기만 하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황금빛 수도꼭지!’ 너무나 매혹적인 그 수도꼭지에 반한 바이킹은 그것을 훔쳐 곱게 포장한 후 아내에게 선물로 줍니다. 아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그 물건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매우 궁금해할 때 바이킹은 기대하라는 듯 그 꼭지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틀고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사만화의 목적은 사회적 현상이나 현실을 풍자적으로 비평하는 것에 있습니다. 윤 박사는 이 만화가 근원에 대한 고려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조작해 값진 것을 얻으려는 우리의 삶을 풍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게 하는 결과를 원한다면 물이 솟아나는 근원인 관정을 찾아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계속해서 펌프질을 하는 역동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존재 이유인 ‘목적’이라는 관정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하여 그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한다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근원,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도 맛보고 경험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가 너무 커서 가정과 이웃, 일터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증거자로 살아가는 것에 있습니다.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입어(438장)”의 작사가 찰스 F. 버틀러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죄사함을 받은 후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찬양합니다.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속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 안으로 침투해 오니, 내면과 외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 나라로 변화되는 은혜를 찬양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 부활, 그리고 그가 선포하고 삶으로 살아 내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음으로 구원의 확신을 경험하는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새로운 정체성(벧전2:9-10; 고후5:17)이 부어지는 매우 큰 사건입니다. 이러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은 새로운 ‘길잡이 별’이 된 하나님의 뜻과 의지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웨스터민스터 소요리 문답 1은 그리스도인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전체 성경의 맥락에서 가르쳐 줍니다. 즉,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드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요1:3; 골1:16),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음(사43:7)을 믿기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고전10:31)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쁨, 감사, 환희뿐만 아니라 고통, 좌절, 실패, 수치, 아픔 등의 모든 상황에서조차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시간으로 받아들입니다.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시련을 허락하지 않음(고전10:31)을 믿으며 오히려 감사와 찬양과 소망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말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과 말씀에 더 집중합니다.
이러한 삶은 두 가지의 예배로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동체가 함께하는 예배이고, 두 번째는 개인이 예배자의 삶으로 살아가는 예배입니다. 성경 전체의 맥락에서 볼 때 이 두 예배는 사실 하나의 예배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지 않는 예배를 받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사1:10-17; 호6:6-7; 마9:13, 12:7). 그래서 야고보는 구원받은 믿음의 증거로 행함이 따르는 것을 강조했습니다(약2:17-18).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예배는 매우 중요합니다. 매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예배의 요소들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의 이름을 높여드리고, 하나님의 선포되는 말씀을 듣고 회개와 결단을 하고, 성례전을 행하고, 사랑의 교제를 함으로 교회와 신자는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하게 됩니다. 그 충만은 성도들의 삶에서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통치가 각 가정, 일터,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축복의 삶으로 이어집니다. 비록 전쟁터와 같은 치열한 좌절과 낙심과 유혹이라는 장애물들이 방해를 하더라도 기도와 말씀으로 이겨낼 믿음의 힘(요일5:4-5)을 공급받습니다. 때에 따라 기억나게 하시고 행동하게 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는 은혜로 살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요14:16, 26; 엡2:8-10; 시139:7-12). 이것이 ‘예배로 풍성해지는 삶’이자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를 즐거워하는 삶’입니다.
모든 사람은 무엇인가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그 갈망하는 것을 숭배하고 그 신념으로 자신의 삶을 채웁니다. 캘빈칼러지 교수인 제임스 K. A. 스미스는 그의 저서 『습관이 영성이다』를 통해 “당신이 사랑하는 것이 진짜 당신(You are what you love)”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사람은 사실 자신이 사랑하고 갈망하고 바라고 열정을 쏟아내는 것에서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의 습관을 형성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정체성은 결국 자신이 진짜 사랑하는 것에서 결정되며, 그 정체성 안에서 선택, 행동, 태도, 그리고 자세가 무의식적으로 나옵니다.
현재 우리는 무엇을 가장 사랑하고 있습니까? 황금빛 수도꼭지와 같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 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21:15-17) 물으실 때 예수님은 이미 베드로의 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미 우리의 가장 깊은 곳까지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신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 각자에게 어떤 대답을 하실까요?
예수님을 완전히 부인했던 베드로에게도 용서와 사명을 주셨던 예수님은 우리 또한 “나와 함께 가자!”라고 프러포즈를 하십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온 세상과 온 영역에 임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임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막1:15)이 땅끝 구석구석까지 이르게 하는 것에 있기에 그리스도인 모두를 그 일하심에 초대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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