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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월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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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술가 연애예능까지 등장? … ‘운세·사주’ 무분별한 수용 우려

사진출처=’신들린 연애’ 트레일러 캡처

불안정한 시대 속 미래를 예측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점술 소재가 빈번히 쓰이고 있다. ‘점술의 대중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점술, 퇴마 콘텐츠는 몇 년 전부터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 상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이제는 방송에서도 점술 소재를 많이 사용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단골아이템이 됐다.
실제로 요즘 인기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무속인 에피소드가 꼭 등장한다. 지난 1월 14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우 이동건과 개그맨 김준호가 신년운세를 보겠다며 법당을 찾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무속인은 이동건과 김준호의 미래를 점치고 결혼운, 자녀운, 이혼수 등을 언급했다.
앞서 ‘동상이몽’에서는 가수 전진과 류이서 부부가 철학관을 방문해 궁합과 2세운 등을 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돌싱포맨’에는 관상가가 등장, 멤버들의 관상을 평해 재미를 샀다. ‘놀면 뭐하니?’의 경우 유재석을 비롯한 각 멤버들의 운세를 공개하고 직접 타로 마스터까지 등장시켜 미래에 대한 예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아예 점술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방송물까지 등장했다.
SBS는 내달 18일 새 연애리얼리티 ‘신들린 연애’를 선보인다. ‘신들린 연애’는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타로, 사주 등 각 분야별 용한 점술가들이 본인의 운명을 점치며 연애 상대를 찾는 예능이다. 연애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점술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것.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연애예능과 점술 소재를 혼합한 것인데, 방영 전부터 신선하다는 기대와 함께 독특하고 자극적인 소재에만 기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고 새로운 소재와 결합하기 쉬워 관련 프로그램 제작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점술 관련 콘텐츠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아 방송가에서 자주 쓰인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무속인의 말이나 점괘 등이 방송의 공신력과 합쳐지면서 근거 있고 믿을만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평소 선망하거나 좋아하는 스타들이 점술 내용 등을 신뢰하는 반응을 보일 때 문제는 더 커진다.
페이스북 한 이용자는 “점이나 사주가 방송을 통해 자주 다뤄지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재미도 재미지만 무속인의 말에 귀기울이는 스타들에게 어느덧 과몰입하게 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무속신앙 등이 대중문화의 단골소재로 등장, 무속 사상을 무분별하게 접하고 수용할 기회가 많아진 만큼 경계를 당부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확실한 상황 속 극심한 불안 등으로 점이나 사주에 의존하는 ‘미신심리’가 (우리 사회에) 퍼지고 있다”면서 “점·사주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운명주의자가 된 채 노력을 하지 않거나, 운세 풀이에 중독돼 주도적인 판단을 해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초자연적이거나 가장 미신적인 것이 성행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 원장은 “무속적 콘텐츠가 활발히 소비되는 것은 영적 세계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현대인들의 영적 갈망을 대중문화가 채워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기독교가 사람들의 영적 갈망을 채워주지 못하면 사람들은 계속 대중문화로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먼저 대중의 영적인 필요를 포착해 채워주고 삶과 죽음, 그 이후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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