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짓을 하며 발로 뜻을 보이며 손가락질을 하며”(잠6:13)
우리는 12절에서 ‘불량한 인간’(בליעל, 벨리야알)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13절도 불량한 인간의 행동을 묘사하고 있기에 연이어 다시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이는 ‘쓸모없음’(worthlessness)이란 뜻으로 다른 성경에서는 비루(鄙陋), 또는 불량자로 번역을 하였습니다(삿19:22, 삼상10:27). 천박하고 수준이 낮은 인간으로서 종교적으로 거룩한 요소가 없고, 사회적으로 선한 모습도, 고상한 인격도 전혀 보이지 않는 인간입니다.
카이스트 경영대의 이병태 교수가 목포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를 벌였던 손ㅇㅇ의원이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을 향하여 “니들 아버지는 그때 뭐하셨지?”라는 발언을 한 것을 가지고 “니들? 동료의원들을 니들이라고 칭하는 국회의원이 어느 문명국가에 있을까? 시정 잡배성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비판하였다고 합니다.
시정잡배(市井雜輩).
펀둥펀둥 놀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며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무리를 뜻합니다. 이런 잡배 기질을 가진 인간들이 종교계 안에, 특히 기독교 공동체 안에 기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상2:12에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빳다”라고 되어 있는데, 원어적으로 ‘벨리알의 아들들이었다’로 되어 있습니다. 잡배 같은 인간이 제사장 직무를 맡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은 하나님도 알지 못하였고(삼상2:12), 제사장 직무에 대하여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13절), 거룩히 다루어야 할 제물을 도적질하고(13-16절), 음탕한 짓을 서슴없이 행하였던 것입니다(22절).
우리 기독교 공동체 안에도 이런 잡배 기질을 가진 인간들이 기생(寄生)하면서 거룩한 영적 분위기를 흐리게 만들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들의 행실을 살펴보십시오.
① 그들의 언어는 거칠고 사납습니다.
“구부러진 말”은 거짓되고 사악하며 모든 매사를 왜곡(歪曲)시켜서 말하는 것입니다. 항상 부정적인 말, 거짓된 말, 비틀어진 말, 곡해된 말들을 내뱉으면서 언어 폭력을 휘두릅니다.
② 그들은 눈매가 음흉합니다.
‘눈짓한다’는 것은 나쁜 짓을 하기 위해 눈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뜻도 있고, 눈을 가늘게 떠서 상대방을 째려본다는 뜻도 있습니다. 음흉한 마음으로 흘겨보는 눈은 정말 역겹습니다.
③ 그들은 발로 공포를 조성합니다.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발로 걷어차고, 갈지자를 걸으며 거리를 활보(闊步)하는 모습은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합니다.
④ 그들은 손가락으로 지적(指摘)질 합니다.
손가락으로 저주의 뜻을 표시하고, 삿대질하고, 잘못을 지적하면서 협박과 공갈을 일삼는 것입니다.
“주님, 교회 공동체 안에 잡배들을 제거하시고 참 예수 제자가 가득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