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이 땅에 오신 예수님처럼 세상 사람들을 섬기는 것”
선교가 지향하는 목적은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인간을 해방시키고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교의 길은 나를 내어놓지 않고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십자가의 길이다. 이 같은 고난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정한길 선교사를 만나봤다. 1993년 선교사로 파송 받은 정 선교사는 중국, 코소보, 알바니아 등에서 30여 년간 사역했으며 인터서브 미주 동원 미션 코치로 아시안 디아스포라 그룹에서 사역하고 있다. 정 선교사는 “선교는 이 땅에 오신 예수님처럼 세상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은영 기자 ⓒ TCN
Q. 자기 소개
저는 예수전도단(YWAM) 대학부 간사(건국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섬기다 1993년 4월, 선교사로 파송돼 발칸반도의 무슬림 지역인 알바니아와 코소보에서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교회 개척과 난민 사역 등으로 섬겼습니다.
그 후, 3년 반 동안 본국 사역을 하면서 SOUL 대표와 KWMA의 실행위원으로 섬겼고, KWAM산하에 USCWM의 랄프 윈터 박사가 주도하고 있던 IFMN의 자매단체인 KFMN(Korea Frontier Missions Network) 초대 한국 코디네이터를 역임했습니다.
또 인터서브 코리아(Interserve Korea) 소속으로 중국에 들어가 중국 도시가정교회를 타 문화권 선교에 동원하는 사역을 위해 CMM(China Mission Movement)의 책임자로 있었습니다.
당시 인터서브 산하의 VNO(Virtual National Office) 책임자로 활동하며 타 국제 선교단체들과 중국 교회를 타 문화권 선교에 동원하는 사역을 하다가, 2018년 12월에 중국 정부에 의해 추방 조치를 당하면서 중국을 떠나게 되었고, 지금은 미주 아시안 디아스포라 선교 동원과 미션 코치로 섬기고 있습니다.
현재 ‘자두나무 프로젝트(PTP)’, ‘LAMs’, ‘인카운터 이슬람’ 등의 선교 프로그램들과 ‘총체적 북 클럽’ 등을 통해 지역 교회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Q. 인터서브는 어떤 선교 단체인가
인터서브(Interserve)는 1852년에 영국에서 시작된 국제 선교 단체입니다. 저희 단체는 몇가지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 교파 국제 선교 단체이고, 둘째, 여성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된 단체이고, 세째, 오래전부터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을 해온 단체입니다.
현재 인터서브는 아시아와 아랍세계의 가장 어려운 지역에서 다양한 배경의 선교사들이 다양한 사역을 통해 섬기고 있는 초 교파 국제 선교회입니다.
인터서브 코리아는 1990년에 이화여대의 전재옥 교수, GMF의 이태웅 목사, 한국 IVF 초대 총무였던 남진선 목사 등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인터서브 코리아의 초대 총무로 남진선 목사께서 섬겼습니다.
Q. 선교사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된 계기
저는 4대째 그리스도인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3대가 함께 가정예배를 드렸고 평안북도 선천 출신이셨던 조부모님께서 당시의 외국 선교사들의 사역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선교사의 삶에 대해 동경하게 되었고, 글을 읽게 되면서 어머님이 사다 주신 위인전과 한국 기독교 백 년사 등 에서의 선교사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며 더욱 선교사로서 살고 싶은 맘이 생기게 되었고 선교사로 헌신하게 됐습니다.
Q. 선교사역 중 가장 어려운 일은
제 경우는 아마도 외로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알바니아에서도 한국 분들이 전혀 없는 외진 산골에서 외국인이라고 해도 세 가정 밖에 없는 곳에서 사역했었고, 코소보에서도 한동안 한국인들이 저희 가정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영사관마저 없었던 두 나라에서는 한국말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지요. 당시엔 편지도 잘 연결되지 않고, 전화도 거의 없던 곳에서 사역하다 보니 외로움에 많이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Q. 선교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낮아짐과 섬김입니다. 특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한국 선교사들에겐 쉽지 않지요. 한국 교회들은 대부분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서 리더가 되기를 은연중에 원하는 교회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예수님의 선교 방식은 성 육신의 낮아짐과 섬김(막 10:45, 눅 22:27)이었습니다. 결국 선교는 수퍼맨이 아닌 종이 되는 사역이지요. 저도 부족하지만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Q.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국에서의 지속적 관심입니다. 보통 선교사가 선교지로 파송되고 대략 3-4년 간은 본국의 관심 속에서 연결이 잘 되는 편이지만, 보통 한 텀(4-5년) 정도가 지나면 조금씩 교회나 성도들의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현지에서 선교사가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면 우울증이 올 수 있고 육체적 병이 올 수도 있습니다. 또 사역은 하지만 능력 있는 사역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자매들은 더 심하지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본국 교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락, 소통 등이 있을 때 선교사는 비로소 안정감을 가질 수 있고 사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Q. ‘선교적 교회’란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의 복을 열방에 전하는 하나님의 선교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즉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약속과 같이 교회는 세상에 복이 되어야 합니다.
선교가 교회의 여러 역할 중의 하나라는 조직신학의 개념은 교회의 선교의 역할을 축소시켰습니다. 선교적 교회는 선교가 교회의 중심 역할임을 확인합니다.
교회는 교회 그 자체가 복으로 세상으로 파송된 공동체이며 보냄 받은 교회입니다. 레슬리 뉴비긴은 선교의 사명을 잃은 교회는 신약에서 말하는 교회가 아니라고 합니다.
선교적 교회가 일반 교회와 가장 다른 점은, 일반 교회가 모이는 데 힘을 쏟는다면 선교적 교회는 세상으로 흩어지는 것을 강조합니다.
즉 세상을 향해 복음을 들고 나아갑니다. 또한 모든 성도들이 세상에 보냄 받은 선교사라는 것을 회복시킴으로 선교와 교회의 본래의 의미를 회복시킴으로 우리의 선교에 대한 그 의미의 풍성함과 균형을 가져옵니다.
Q. ‘삶으로서의 선교’는 어떤 것인가
하나님은 보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선지자들을 보내셨고 결국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요한복음에서의 대 위임령은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그들을 보내었고”(요 17:18)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거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라고 말씀합니다.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선교사로 예수님께서 오셔서 세상을 섬기시고 제자들을 세상에 동일하게 보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라면 그리스도인 모두는 세상에 한가지 목적으로 보냄 받았습니다. 바로 세상 사람들을 섬기는 선교사로 말입니다.
지금까지 교회는 선교의 의미를 너무 한쪽으로 축소해서 가르쳤습니다. 핵심은 우리 모든 성도들이 선교의 풍성한 의미를 회복하고 세상 속에서 보냄을 받은 선교사로 사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그토록 전하기 원하는 십자가의 복음을 우리의 삶을 통해 살아내며 증명해야 합니다. 그럴 때 복음이 능력을 발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삶으로서의 선교입니다.
Q. 지금 집중하고 있는 사역은
현재는 저의 맡겨진 역할 대로 아시안 디아스포라 그룹들 안의 네트워크와 특히 미주 안의 한인 교회들의 선교 교육과 훈련 그리고 지역 교회들의 선교 정책과 방향에 대한 코칭 사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섬길 수 있는 몇몇 선교 프로그램들을 통해 선교의 풍성한 의미와 우리 모든 성도들을 각 영역의 선교사로 부르셨음을 나누고 지역교회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며 섬기고 싶습니다.
부디 선교 단체나 저 같은 선교사가 지역교회의 일꾼들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제가 지역 교회를 섬기기 위해 왔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고 머슴으로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앞으로 계획과 비전은
저는 계속해서 제가 섬길 수 있는 선교 프로그램들을 통해 미주 안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삶으로서의 선교 운동과 선교적 교회 운동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제가 이전에 감당했던 선교중국운동을 위해 화교 교회들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더 나아가 미주와 지역적으로 근접한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안의 선교 운동을 돕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미 브라질 장로교 신학교와 미팅을 가졌고, 두개의 브라질 현지 선교 단체들과 인터서브 브라질과 연결해 놓은 상황입니다.
Q. 텍사스크리스천뉴스(TCN)에게 전하는 한마디
크리스천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여러가지로 힘드실텐데, TCN이 많은 교회들과 성도들에게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성도들을 많이 발굴해 주시고 특히 선교와 선교적 접근의 기사를 많이 내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보통 신문에 많이 나오는 어떤 소식같은 일반적 신문의 내용 보다는 성도들에게 도전하고 격려하는 기사를 많이 내어 주시면 어떨까요? 주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