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천 퀴어축제가 강행됐다. 과도한 노출과 선정적인 요소들은 물론 축제라기보다 동성애를 선전하는 장에 가까웠다.
인천퀴어문화축제가 2일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역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약 400여 명이 모였다.
이번 축제는 작년과 동일하게 구청 관할이나 광장이 아닌 부평시장 로터리 도로 한복판에서 진행됐다. 로터리는 사용허가 없이 경찰에 집회 신고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지만 교통 혼잡·소음 공해 등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본행사에서는 기독교 비하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부 발언자는 최근 열린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에 대해 ‘사회적 재정 낭비’라고 지적했다. 동성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의 당사자인 소모 씨는 무대에 올라 건너편 교회의 동성혼 반대 전광판을 가리키며 “우리의 동성 커플 건보 피부양 승소를 홍보해주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순서에는 ‘성소수자 축복예식’도 포함돼 있었다. 예식에는 성소수자를 축복했다가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출교당한 이동환 목사가 등장했다. 이 목사는 교단과 소송 중인 상황임에도 “내가 믿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을 축복한다”고 선언했다.
모든 순서가 끝나자 퀴어퍼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퀴어퍼레이드에서는 드래그퀸(옷차림이나 행동을 통해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 세 명이 퍼레이드 차량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노출이 과도한 복장을 입고 허리와 가슴을 흔들며 선정적인 춤을 춰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들은 ‘소음’과 ‘자극적인 메시지’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문제는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동성애, 트렌스젠더 등의 개념이 고스란히 전달됐다는 점이다.
이날 집회 장소 인근에서는 대규모 청소년 행사가 진행돼 미성년 유동인구가 평소보다 많았다. 거리를 지나던 몇몇 초등학생들은 퀴어퍼레이드의 정체도 모른채 신기하다는듯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시민 황모 씨(45)는 “아들이 친구를 만나러 부평에 다녀온다길래 아무 생각없이 보냈는데 퀴어퍼레이드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혹여 접하게 될까봐 얼른 들어오라고 했다”면서 “어린 아들이 영향받고 혼란을 느낄까봐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부평역 광장에서는 인천시민통합대회 조직위원회와 인천광역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주승중 목사)가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집회에는 인천 지역교회 성도 및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문화로 포장돼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반성경적 사조를 막자”고 촉구했다.
주승중 인기총 총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 나라와 다음세대를 위해 회개하는 마음으로 모였다”며 “동성애는 인권이라는 미명 하에 포장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성애는 창조질서와 창조의 순리에 어긋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권모 양(26)은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는데 많은 청소년들이 동성애가 죄인줄도 모르고 옹호하는 모습에 충격 받았다”면서 “다음세대에게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누군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 혐오세력으로 몰려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수연 양(24)은 “차별금지법 등 악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방파제를 세우고자 참석하게 됐다”며 “오늘 집회를 통해 동성애자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품고 그들이 옳은 길로 돌아오도록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