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는데, 결국은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그 일을 할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또는 그 사람이 그 말이나 행동을 한 것이 내 마음에 상처가 되어, 내가 지금 고통을 받는 것이 억울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분노를 품고 살게 됩니다. 때로는 그 분노가 내 마음과 몸을 더욱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이 내 인생을 망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수님을 믿는 내가 경험하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느헤미야 1장에 나오는 느헤미야의 기도를 통해서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지은 죄를 내가 대신해서 회개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느헤미야는 이민자입니다. 사실 억지로 이민을 당한 사람입니다. 바벨론이 유다에서 포로로 잡아온 유대인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포로로 잡혀온 유대인들은 바벨론이 멸망한 후에도, 페르시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왕의 궁전인 수산궁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느헤미야는 페르시아에서 출세한 신분으로 살면서도, 자신의 고향인 유다와 예루살렘을 그리워했습니다. 유다에 다녀온 자기 동생에게 그 곳 형편을 물어보고, 안 좋은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예루살렘 성벽이 허물어지고, 성문이 불타서, 고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다른 민족에게 고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말을 듣고 하나님 앞에 앉습니다. 웁니다. 며칠동안 슬퍼합니다. 금식합니다. 기도합니다.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드린 기도의 내용을 보면, 느헤미야는 유대인들이 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와서, 자신이 지금 페르시아에 살고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신명기 4장 25-28절 말씀대로, 우상숭배를 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벌을 주신 것입니다. 고고학적인 발굴에 기반한 연구에 따르면,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하기 전에, 99%의 유대인들이 우상 숭배를 했다고 합니다.
느헤미야의 기도 내용이 변하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조상들이 우상 숭배를 해서 하나님께 범죄했다고 말합니다. 죄를 지은 조상들과 자신을 분리시킵니다. 그러나, 다음 기도에서 “나와 내 아버지 집이 범죄하여” (느 1:6) 라며, 우상 숭배의 죄를 지은 조상들에 자신도 포함시킵니다. 조상들의 죄를 마치 자신의 죄인 것처럼 여기며, 그 죄를 고백하고, 조상들을 대신해서 회개 기도를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느헤미야 1장의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기도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팔랄”이라는 동사가 2번, “팔랄”이라는 동사가 명사로 변형된 “테필라”라는 명사가 2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팔랄”이라는 동사는 히브리어의 7개 동사 형태 중에 의미를 강조하는 “히트파엘”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이 히트파엘 형태의 “팔랄” 동사는 세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재판관이신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구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땅에 완전히 엎드린다는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과 잘못한 사람 사이에서 중재한다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느헤미야는 재판관이신 하나님 앞에서 조상들이 저지른 우상숭배의 잘못을 땅에 완전히 엎드려 대신 회개 기도하며 중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조상들의 죄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이 회개 기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대신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지금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위해 중보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회개 기도는 바로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닮은 기도입니다.
느헤미야는 약 4개월동안 조상들의 죄를 대신해서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그 기도의 결과로, 하나님께서는 느헤미야를 왕에게 술을 따라 드리는 관리가 되도록 하십니다. 왕의 술관원은 왕의 도장과 재정을 관리하고, 술을 따르기 위해 왕에게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높은 위치였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신분을 통해서, 예루살렘의 성벽과 성문을 재건축할 수 있는 예루살렘 총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회개 기도를 넓은 관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과 우리의 고향인 한국에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느헤미야처럼, 나라의 죄를 대신해서 회개 기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좁은 관점에서는 내게 잘못한 사람들에게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잊히지 않은 마음의 상처들이 있습니다. “쓴 뿌리”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게 말이나 행동으로 준 쓴 뿌리들에 대해, 그 사람을 대신해서 하나님께 회개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내 부모, 배우자, 형제와 자매, 친구, 같은 교회 성도 때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내게 잘못한 것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당신 때문에 이런 마음의 상처가 생겨서 고생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과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그 사람의 잘못을 대신 회개 기도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회복의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